두산,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협력 확대…전력·로봇·소재 총동원

두산그룹이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와 피지컬 AI(Physical AI), 첨단 전자소재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맞춰 에너지·로봇·소재 사업을 연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엔비디아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두산이 보유한 에너지·로봇·전자소재 사업과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연계하는 것이 협력의 골자다.
이번 협력은 AI 산업의 경쟁 축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 공급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산업용 로봇 등 실물 산업으로 확대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자동화 설비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솔루션은 엔비디아의 AI팩토리 설계 아키텍처인 DSX 플랫폼과 연계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AI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전력 공급 설계와 발전설비 최적화, 저탄소 전원 확보 방안 등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스터빈과 원전, 연료전지 등 안정적인 전원 설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확산이 발전설비와 전력기기 시장의 새로운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Isaac Sim), 아이작 랩(Isaac Lab), 코스모스(Cosmos) 월드 모델, 젯슨 토르(Jetson Thor) 기반 기술을 활용해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팔레타이징과 샌딩 작업용 로봇 솔루션 개발도 논의 중이다.
두산은 향후 두산밥캣의 건설·농업·물류 장비에도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장비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자소재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 AI 인프라에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엔비디아 MGX(Modular GPU System) 플랫폼 등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지원을 위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CCL은 AI 가속기와 서버 기판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서버 수요가 늘면서 관련 소재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태국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AI팩토리 시대를 맞아 사업 전반에 AI를 적용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이번 협력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피지컬 AI는 제조업 중심 국가인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두산은 지능형 로봇과 자율 산업장비, 차세대 인프라 등 핵심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인프라와 냉각설비, 첨단 전자소재를 공급하는 제조업체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의 경쟁 축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설비·소재 등 인프라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협력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염재인 기자 yj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