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저만의 세컨하우스를 소개하기 위해 인사 드리는 강화도두번째집(@2ndzip) 입니다. 코로나 시작과 함께 시작된, 강화도 라이프는 벌써 3년 째에 접어들었습니다. 2020년 초 아파트 베란다 가득한 화분들을 보면서 조그마한 텃밭을 얻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김포, 일산, 인천, 파주 등등 .. 서울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알아보던 중 생애 두 번째로 오게 된 강화도. 그렇게 시작된 강화도 라이프.
강화도에서 두 번의 월세집을 거치면서 농사에 재미를 더해갈수록 평생을 함께 할 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더더 커졌습니다. 막연했던 그 마음이 확신이 된 순간부터 강화도 곳곳에 나온 땅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정된 예산에서 마음에 드는 땅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소형 평수(100평 이하)에 너무 외지지 않은 곳 위주로 알아보던 중, 살고 있던 월세집 근처에 작은 땅이 나온 걸 알게 되었고, 한 번, 두 번, 세 번 가보고 또 가보고 고민 고민 끝에 그 땅을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저의 생애 첫 집 짓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 집은 일터로 출퇴근을 위해 살고 있는 집이라면, 두번째 집은 취미를 위해 지은 나만의 힐링하우스입니다!
도면

제가 짓고 싶은 집은 단순했어요. 하얀색, 박공 지붕, 원룸, 거실과 주방은 최대한 크게 만들고, 침실은 뷰가 가장 좋은 곳에 큰 창과 함께 만들고, 조그마한 텃밭과 함께 살면 좋겠다는 바람.
하지만 이 단순한 집에 이렇게도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어갈 줄이야. 100평도 안되는 땅에, 작게 6평? 10평 정도만 지을까 했던 집 짓기가.. 23평으로 완성되기까지 10개월이 걸렸습니다! 예산이 적어서 직영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좋은 소장님을 만나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지을 수 있었답니다.
외관

깔끔한 외관. 처마 없이 박공으로 짓겠다는 확고한 취향 덕분에, 집 지어주신 소장님께서 고생하시고 아버지께 잔소리도 5절까지 들었지만, 집이 완성된 지금! 너무나도 뿌듯하답니다. (하지만 다음에 집을 짓게 되면 처마는 무조건 길게 빼겠어요. 아버지 걱정대로 비 오는 날 너무 힘들어요!)


2022년 1월, 기초 공사를 시작으로 골조 및 외관 공사와 창호 공사는 봄에 모두 완성되었다 보니, 동네분들도, 지나가시는 분들께서도 이 공간이 뭐 하는 곳인지 정말 많이 궁금해하셨어요. (자재값이 급격히 상승하고,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평수가 더 늘어나면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더 길어졌어요.)

동네 할머니들은 창고다, 공장이다, 확신하셨던 이 공간은 저의 홈오피스 공간이자 평생 이사하지 않고 식생활을 즐기기 위한 취미 공간입니다. (취미로 지은 공간 치고는, 예산 오바오바오바오오오오바...)
집 기초가 완성된 그 날부터, 옮겨 심기 시작한 식물들은, 집이 완성된 (준공된) 이후에 더 추가되어 차츰 자리 잡는 중이랍니다. 가을에 준공이 되어 아직 자리 잡는 중이라 내년 봄을 기대하며 조금씩 꾸며가는 중이에요.

거실 메인 창에서 보이는 공간에, 라인이 예쁜 낙상홍과 애정 하는 조팝을 심었답니다. 현관이 있지만 거의 메인 출입구나 마찬가지인 거실창.

거실에서 앉아서 동네 냥이들이 물도 먹고 밥도 먹고 노니는 걸 보고 있으면 힐링이 따로 없어요.
주방 겸 거실

이 집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5.4미터 주방 겸 거실 공간. 사실, 일하는 시간보다 식물 키우고, 요리하고, 멍 때리는 시간이 더 많을 예정입니다. 저희 집의 특징은, 방이나 거실 주방 구분 없이 오픈 된 공간이라는 점인데, 침실과 거실 공간을 가벽으로 분리했답니다.
(저희 부모님도 와서 보시기 전까지 도대체 집을 방도 없이 어찌 짓고 있는 거냐며 걱정하셨답니다;;;) 천정도 높고 가벽으로만 분리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평수는 작지만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주방은 깔끔하게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화이트톤으로 맞추어 구성했어요.

마지막에 세탁기+ 건조기 자리와 냉장고 자리가 변경되면서, 설비 사장님께서 고생하셨지만 원하던 주방이 완성되어 건축주(=나)는 더없이 행복했다죠. (공사가 끝난 후에 후회하느니, 죄송하다 100번 빌어서라도 공사 중에 변경하는 게 진리입니다. 하루 이틀 살 거 아니니 말이에요!)

주방이 길고 넓다 보니, 주방 가구 제작에 고민이 많았는데, 좋은 사장님을 만나 원하는 느낌으로 완성된 주방! 요 공간은 주방 가구 사장님께서 신경 써주신 덕분에 가구 매립 콘센트 + 조명이 더해져 실용성도 굿굿!

상부장을 포기한 대신, 최선을 다해(?) 크게 만든 주방창. 안방 메인 창문을 제외한 모든 창과 문에 블라인드를 설치했답니다. 커튼이 주는 여리여리하면서 포근한 느낌도 좋아하지만 시스템창에 블라인드를 설치해 깔끔하게 연출하고 싶었거든요.
커튼보다 블라인드가 좋은 점이 있는데 요 창문처럼 위에서 아래로 블라인드를 내릴 수 있어요. (알루미늄 블라인드는 안되고 암막 블라인드나 패브릭? 블라인드에서 가능한 탑 다운 기능입니다) 프라이버시는 지키면서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 블라인드 설치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냉방이나 난방이 걱정이었는데 집 짓는 과정에서 골조 및 외장을 하고 내부에서 단열폼을 한번 더 시공 했고 창문은 독일 시스템창으로 시공해 첫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있어요. 냉방은 스탠드형 에어컨을 추천 받았지만 둘 곳도 마땅치 않고 개방된 천정을 생각해 높이 달 수 있는 벽걸이형 에어컨으로 선택했답니다.

8월 말 준공을 받자마자 시험가동을 해보았을때 13평형 벽걸이로도 충분히 시원하다 느껴졌는데 천장에 달린 실링팬이 있어 공기 순환에 도움을 주고 기본적인 단열에 신경쓴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집 짓는 과정에서는 돈이 더 나간 것 같지만 매년 유지비를 생각한다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침실 Before

침대가 들어오기 전에 찍은 안방에서 보는 거실 가벽, 요 벽지 색상 후보들. 자연 같은 느낌의 그린 색상과 무난한 베이지톤의 피치컬러 중 고민했는데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그냥 우리집엔 이 색이 딱이었어요.

페인트 느낌으로 무늬 없는 실크 벽지를 고른 건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짜 페인트 같은 느낌 (페인트 비싸고 관리 힘들어서 포기했는데 잘??? 포기한 거 같아요 - 이런 거 아껴서 소품 하나라도 더 사고픈 마음!)
침실 After

가벽 뒤에는 큰 침대를 배치했습니다. 사실, 집에서 가장 뷰가 멋진 곳인데요, 거실 창보다 1미터나 더 크게 만든 이유는 바로 논뷰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봄이 되면 호수처럼 잔잔하게 물이 차고 여름이면 초록초록하게 벼들이 커가고 가을에는 황금 들판이 펼쳐지는 침실 침대뷰. 정말 멋지죠? 하루종일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싶어지는 평온한 시골 논뷰입니다.
다른 곳에는 모두 블라인드를 설치했지만 침실창은 커튼을 설치했답니다. 커튼 전동 레일을 설치해 구글홈와 연동해두어 리모컨이나 버튼을 누르지 않고 말로 커튼을 여닫을 수 있어 정말 편리하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커튼을 열어 안방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야말로 제가 꿈꾸던 시골살이의 행복 그 자체랍니다.
홈오피스

이름은 홈오피스이지만, 침대 옆 책상 하나가 다예요. But!! 작지만 그림같이 예쁜 뷰를 자랑하는 저의 소중한 일터.

옆 집 참나무와 우리 집을 닮은 앞집 미니미 하우스가 보인답니다. 사실, 땅을 사고 난 뒤 앞집에 가서 집 지어주신 분을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려 저 미니미 하우스의 큰 버전이 저희 집이 되었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산 땅의 주인분이기도 했고, 동네에서 오래 사신 토박이셔서 지금도 시골살이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건축소장님! 동네 인싸 소장님 덕분에 궁금한 것들 필요한 것들, 심지어 올가을 농사지은 고구마에 순무에, 배추까지 얻어먹고 있답니다.

강화도 생활을 하면 느끼는 큰 행복은, 사계절을 몸소 느끼며, 계절별로 달라지는 예쁜 꽃들을 항상 볼 수 있다는 것이에요.

요 마타하리는, 꽃이 귀한 초가을에 예쁘게 피는 꽃인데 깔끔한 달 항아리와도 잘 어울려요.
욕실

집 지을 때 결정할 부분들이 많았지만 원하는 바가 확고해 별 고민 없이 잘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가장 오랜 시간 고민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았던 공간인 욕실.
로망이었던 천창을 포기했고, 타일을 잘못 주문해서 타일 시공하는 당일에 타일을 다 다시 받아야 했고, 조적욕조 제작을 위해 시공해둔 조적벽이 휘어 타일 시공을 못할 뻔했던.... 그런 우여곡절들.. 집 지으면 다들 있는 흔한 일인거죠? 그런거죠? (feat. 맘 고생)

힘들었던 만큼, 더더 예쁘게 완성된 우리집 욕실. 깔끔한 테라조 타일과 넓은 세면대, 그리고 블루컬러 포인트를 준 조적 욕조. 천창으로 비와 눈을 맞으며 샤워하는 꿈은 접었지만, 비 맞는 느낌을 주려고 아주 큰 (45cm) 레인샤워를 설치한 우리집 욕실이에요. (근데 아쉽게도 레인샤워만 수압이 안습이라 폭우 느낌은 없고 잔잔한 소낙비 정도 느낌 ㅎㅎㅎ)

원했던 코발트 블루 느낌의 타일을 못 찾았지만, 나름의 블루 포인트.

유행 탈까, 정신없을까 걱정했던 테라조 타일은 생각보다 예뻐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타일 고르기 정말 어려웠어요. 작은 타일 한장을 보고 욕실 전체, 집 전체 느낌을 상상하기란... )
복층

욕실 천창을 포기하면서 생긴 복층 공간. 고소공포증이 있어 몇 번이나 올라갈까 싶었지만, 양쪽을 막아 작은 박공집 모양이 생긴 것도 마음에 쏙 들지만, 붙박이장을 짜 넣어 생긴 수납 공간이 없었다면 이삿짐을 반도 정리 못할 뻔 했답니다. 비스듬한 공간이라 안쪽까지 장을 짜 넣으면 금액이 비싸기 때문에 문만 달아서 붙박이장을 완성했답니다.
정원

메인 정원은 꽃밭 + 채소밭 이라면 뒷 정원은 그라스+고사리+벗나무. 올 봄에 기초 공사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심은 나무가 바로 저 벚나무입니다. 땅 모양이 사각형이 아니라 뾰족뾰족하게 못 생긴 땅이다보니 쓸모없어지는 공간들이 있었답니다.
그중에 하나가 뒷 정원이 된 공간인데 예쁜 나무 하나 심고 의자를 두면 딱이다 싶어 한 여름이 되기전에 마음에 드는 나무를 발견해 심어두었답니다. 내년에는 겹벚꽃이 예쁘게 피어나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늦 가을에 이사하고 자리 못 잡은 메인 정원보다, 지금 제일 예쁜 건 밭에 있는 허브들. 애플민트, 스피아민트, 페퍼민트인데 겨울에도 월동이 가능하고 줄기를 조금씩 잘라 묻어두거나 화병에 꽂아두면 금방 뿌리가 난답니다.
지인들이 놀러오면 탄산수에 레몬과 함께 넣어주기도 하고 요리에 넣기도 하고 음식 데코에도 쓸 수 있어 다방면으로 쓰임새가 좋아요. 다만, 그냥 텃밭에 심으면 순식간에 뿌리줄기로 번져나가기 때문에 틀밭에 심거나 화분에 심는 걸 추천드려요.

저수지 산책 갔다가 소중히 데려온 고사리. 그전 집 정원에 있던 식물들 아니었으면 돌과 고사리 이끼만 심고 싶었답니다. 저의 다른 집 베란다에도 90프로가 고사리일 정도로 고사리를 좋아하는데 베란다에서 키우는 고사리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수입된 고사리라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노지월동 (집 밖에서 겨울을 보내는것)이 불가능하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에서 자생하는 고사리들을 심어야 겨울을 보내고 봄에 싹이 다시 난답니다. 이 고사리의 이름은 지네 고사리인데 이름은 조금 징그럽지만 제가 좋아하는 고사리예요. 우리가 먹는 줄기 고사리와는 다른 종류랍니다.

집 마무리 전에 식물들 이사 못해 아쉬웠지만, 옆 논 할아버지가 예쁘게 키워준 논뷰 누리며 행복했던 시절 사진. 외장재 마무리 하고 내부 인테리어 하는데 얼마나 더운지, 일해주시는 분들 땀방울 흘리는 거 보면 죄송하고 또 죄송했던 올 여름. 열심히 얼음물과 커피를 사다 날랐었던 그 마저도 행복한 추억이 되었어요.
평온한 듯 바삐 흘러가는 시골의 시간들

점점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 덕분에 휑한 정원도 풍성해 보이던 10월의 정원. 매주 올 때마다 색을 달리하는 벼, 나무, 산.

그리고, 어느 날 문득. 휑해진 들판. (강화도는 2모작을 거의 안 해서 겨우내 들판이 이렇게 휑해요. 아쉽아쉽... ) 정원 한가득 촉촉한 풀내음이 가득해요. 시골에 살다 보면 어느 날은 나무 타는 냄새가 가득하고, 어느 날은 또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고, 봄이 되면 고향의 냄새(?)도 나겠죠.

올해는 공사하고 이사하느라 한 해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처음 짓는 집인데 직영으로 짓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고 디자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제가 그리던 작고 박공 지붕을 가진 하얀집이 완성되었다는 게 뿌듯할 따름입니다.
다들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 하는데, 저는 집 짓는 동안 매일 매일 소장님과 다음 공정 얘기하던 그 날들이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공정 하나하나마다 신경 쓸 건 많았지만 그만큼 애정 듬뿍 담아 완성된 저희 집!


건축 기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주변에서 언제 놀러 가면 되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준공허가가 나자마자 거의 매주 가족들 집들이, 지인들 집들이, 그리고 집 지어주신 소장님과 사장님들 모시고 집들이에 친구들 딸래미 1000일 파티를 했답니다.


마치며

집들이 시즌을 마치고 벌써 연말이네요. 푸릇푸릇했던 정원은 단풍이 내려앉았고, 잎이 다 떨어진 낙상홍은 보석같이 예쁜 빨간 열매를 달았어요. 저는 겨울 동안 정원일 대신 사부작 거리며 지인들께 선물할 소품들 만들며 한 해를 마무리하려고 해요. 그리고 남은 겨울 동안에는 쉬엄쉬엄 텃밭과 정원 농사 계획을 세울 예정입니다.
내년 봄 더욱 더 풍요로운 식생활을 꿈꾸며, 집들이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