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 셰프들]③ 나카무라 코우지, “맛있는 밥이 최고의 초밥 필수 조건”

이정수 기자 2024. 8. 16.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시소라·스시코우지 등 전국 10곳 가까이 운영
韓 재료 이용해 최상의 초밥 만든다
나카무라 코우지 셰프. 일명 '코우지 사단'을 이끌고 있는 코우지 셰프는 한국 내 오마카세 열풍을 이끈 사람 중 한명.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한국인의 힘은 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밥은 우리 문화와 뗄레야 뗄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 민족을 쌀의 민족이라고 하지 않는가. 밥이 갖는 매력 중 하나는 그 무던한 맛에 있다. 그렇기에 무엇과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함께 먹는 음식을 해치지 않고 모두 폭 넓게 아우른다는 것은 오직 밥만이 가능하다.

이러한 밥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초밥일 것이다. 초밥 역시 위에 올라가는 재료(네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각양각색의 초밥 속에서도 그 맛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단연 밥이다.

이러한 밥에 매력에 빠진 일본인 초밥 장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나카무라 코우지. 그는 우리에게 스시소라, 스시코우지 등으로 유명한 셰프다. 그 역시 초밥의 중심에는 밥이 있다고 믿는다. 좋은 쌀, 맛있는 식초 등으로 간을 한 밥(샤리)은 그의 초밥 철학에서 뺄래야 뺄 수 없는 부분이다.

스시코우지의 생참치 대뱃살 초밥.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좋은 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간 만큼이나 밥에 관련해 그의 감각은 극도로 예민하다. 같은 품종의 쌀이라고 조리사에 따라 만들어진 밥은 맛이 다르다고 한다. 따라서 그도 자신의 팀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좋은 밥’을 짓는 법이다.

까다로운 기준으로 탄생한 코우지 셰프의 샤리는 특별하다. 먼저 적식초 등 세가지 식초를 배합한 단촛물에 경남 진주시에서 선별한 쌀로 지은 밥을 섞는다. 이어 밥을 통에 넣어 초밥에 알맞은 온도로 만든다.

코우지 셰프의 샤리의 첫 맛은 적당히 산미가 있으면서 짭짤하다. 또한 보통 백미보다 알이 작고 단단한 쌀을 쓰기에 밥알 하나하나의 힘이 느껴진다. 씹을수록 식초의 새콤함이 올라오지만 쌀의 단맛이 이를 중화시킨다. 목젖을 넘어간 후에는 신맛, 단맛, 짠맛이 조화롭게 섞이며 약간의 꽃향이 입안에 여운을 남긴다.

참치 속살(아카미)을 간장에 절여 만든 초밥.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코우지 셰프는 훌륭한 샤리의 3 요소로 좋은 쌀, 식초, 그리고 정성을 꼽는다. 좋은 재료가 없으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는 것은 물론이지만 정성이 없으면 그 온전한 맛을 이끌어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성과 관련한 그의 철학은 매장 경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훌륭한 업장이 되기 위해서도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믿는다. 요리 기술은 누구나 익힐 수 있지만 손님을 위한 마음은 진심이 담기지 않고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스시코우지와 스시소라를 운영하고 있는 나카무라 코우지다. 초밥 관련 일을 한지는 이제 23년 째다. 도쿄 시부야에서 시작해 한국에는 지난 2011년에 왔다.”

운영하고 있는 매장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엔트리급으로 볼 수 있는 스시소라는 현재 청담, 대치, 광화문, 마포 등 전국 8곳에서 운영 중이다. 미들급인 스시카이세이는 더 이상 운영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내 이름을 걸고 낸 스시코우지도 운영 중이다.”

매장 운영 철학은 어떻게 되는가.

“물론 맛있는 초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비스도 중요하다. 일본에서 유명한 초밥 셰프들을 보면 모두 고객 응대를 훌륭하게 해왔다. 따라서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 보는 부분도 인성이다. 누구나 연습하면 맛있는 초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편안한 식사 시간과 또 오고 싶게끔 하는 ‘배려’는 연습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북해도에서 난 북쪽 말똥 성게를 이용한 초밥.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초밥을 만들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초밥의 맛은 밥의 맛이 결정한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또 맛있는 밥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쌀을 써야 한다. 참치, 성게 등 비싸고 귀한 식자재는 큰 돈을 들이면 누구나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맛있는 밥을 만들기 위해선 수백번, 수천번 이상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또한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밥’의 특별함은 무엇인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같은 쌀로 밥을 지어도 누가 만드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다. 또 초대리를 비비는 과정에서도 누가 비비냐에 따라 또 맛이 달라진다. 촉촉하면서 식감이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입 안에 들어가면 탁하고 풀리는 밥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귀한 생선을 구해도 밥 맛이 꽝이면 그 초밥은 맛이 없다.”

청어 초절임 초밥. 초밥 안에는 일본 식 깻잎인 시소가 들어가 있고, 위에는 생강과 실파를 다져서 만든 페이스트를 올렸다. 여름에 나카무라 코우지 셰프가 추천하는 초밥 중 하나.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이상적인 ‘밥’을 만들기 위해 어떤 쌀을 쓰고 있는지.

“경상남도 진주에서 나는 쌀을 쓰고 있다. 알이 보통 쌀보다 작아서 식감이 좋다. 이 쌀을 찾기 위해서 한국 전역에 맛있다는 쌀은 전부 먹어본 것 같다.”

초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면?

“나온지 15초 안에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밥의 온도에 따라 초밥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시코우지에서도 시간이 걸릴지라도 각 손님마다 초밥을 하나씩 쥐어준다. 한꺼번에 만들어 내오면 밥 온도가 식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가 있다면 무엇인가.

“청어. 청어는 참 매력적인 생선이다. 청어철이라 하면 대부분 알을 배는 겨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어는 여름, 특히 장마철에 가장 맛있다. 비록 알은 없지만 그때 살이 가장 기름지다. 또한 청어는 셰프의 ‘노력’을 볼 수 있는 생선이다. 셰프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준비한만큼 맛도 좋아진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소금, 식초로 처리하고 잔가시를 하나하나 세세히 뽑아낸 최상급 청어의 맛은 그 어떤 등푸른 생선보다도 맛있다고 생각한다.”

스시코우지의 전갱이 봉초밥.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한국 내 스시소라 등으로 오마카세 열풍을 만들어 ‘초밥계의 백종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일단은 내겐 너무 과분한 말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 오마카세 열풍을 만들었다는 것은 좀 과하다. 내가 한국에 매장을 열었을 때가 공교롭게 오마카세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보는게 오히려 맞는 표현 같다. 다만 가격에 따라 매장을 다르게 운영한 것이 오히려 잘 먹혔다고 생각한다.”

한국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아무래도 신선한 재료를 구해야 하니 한국 산지에서 나는 특산물들 위주로 알아보고 있다. 한국에서 나는 몇몇 재료들은 정말 품질이 좋다. 철원에서 나는 와사비, 전남 고흥에서 양식하는 성게알(우니)이 그러하다. 특히 성게알의 경우, 일본 북해도에서 나는 최상급 우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올 겨울부터 관련 초밥을 매장에서 내놓을 계획이다. 기대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마카세를 가격을 보면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진귀한 재료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은 오마카세의 특징이다. 정성을 다해 준비하겠다. 맛있게 먹어주고 또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열심히 하겠다. 요리사와 고객이 아닌,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카무라 코우지 스시코우지 오너 셰프는

▲스시코우지 現 오너 셰프 ▲스시소라 現 총괄 운영 ▲칸다 前 셰프 ▲피시 페이스 前 헤드 셰프 ▲슈치쿠 前 총괄 셰프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