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경쟁 속 '적과의 동침'…비용 절감과 생태계 확장이 맞물렸다"

[이포커스] 인공지능(AI) 업계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두 거인, OpenAI와 구글 사이에 전례 없는 협력 관계가 형성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OpenAI가 처음으로 경쟁사의 '심장'인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를 도입하기로 결정해서다. 이는 AI 인프라 시장의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OpenAI에 따르면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AI 서비스 운영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과 폭발적인 연산 능력(컴퓨팅 파워)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OpenAI는 챗GPT와 같은 자사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는 데 엔비디아의 GPU를 가장 많이 구매해 온 '큰 손' 고객이었다. 하지만 AI 모델이 학습한 지식을 실제 데이터에 적용하는 '추론(inference)' 과정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절감하고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해답이 바로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임대하는 TPU였다. OpenAI는 구글의 TPU를 활용함으로써 엔비디아에 편중된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비용 효율적인 인프라 운영 전략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구글 입장에서 OpenAI를 고객으로 유치한 것은 전략적인 대승리다. 그동안 구글 검색, 유튜브 등 자사 서비스에 주로 사용하며 베일에 싸여 있던 독자적인 TPU를 외부 기업에 개방하는 전략이 시장에 통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과거 폐쇄적이었던 구글은 최근 자사 클라우드 사업 성장을 위해 TPU를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애플을 비롯해 OpenAI의 전직 임원들이 설립한 앤스로픽(Anthropic),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와 같은 유력 AI 스타트업들을 TPU 고객으로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업계의 상징적 존재인 OpenAI까지 합류하면서 구글의 TPU는 엔비디아 GPU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을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키게 됐다.

엔비디아 독주에 '균열'…그러나 견제는 여전
이번 OpenAI의 결정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해 온 AI 칩 시장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TPU가 대규모 AI 서비스 운영에 있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어쩌면 더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라이벌의 동맹이 전면적인 것은 아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가장 진보된 최신 TPU를 OpenAI에 제공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협력의 이면에서 여전히 치열한 경쟁과 견제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협력은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방식을 보여준다. 적과도 손을 잡아야 할 만큼 AI 인프라 확보 전쟁이 치열해졌으며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암시한다. OpenAI와 구글의 이 '위험한 동거'가 앞으로 AI 산업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포커스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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