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프로젝트를 재설계해 완성한 용인 근생주택 ‘구름집’

조회 2,1722025. 4. 6.
ARCHITECTS CORNER

집짓기의 시작은 그리 순탄치 않았던 구름집. 완공 후에도 사용승인까지 1년 가까이 걸릴 만큼 방심할 수 없는 나날을 겪었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긴밀히 협의하며 마침내 가족만을 위한 보금자리로 재탄생했다.

정리 남두진 기자│글 자료 ㈜윤아영건축사사무소│사진 남경진(Fay Nam)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용인시 수지구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대지면적 218㎡(65.94평)
건축면적 107.09㎡(32.39평)
연면적 199.59㎡(60.37평)
1층 50.90㎡(15.4평)
2층 77.34㎡(23.4평)
3층 71.35㎡(21.6평)
다락 18.90㎡(5.7평)
건폐율 49.12%
용적률 91.56%
설계기간 2022년 1월 ~ 7월
시공기간 2022년 7월 ~ 2023년 8월

설계 ㈜윤아영건축사사무소
02-6497-6900 yay.architects@gmail.com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외벽 - 스타코플렉스, 모노롱브릭타일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페인트, 실크벽지
내벽 - 친환경페인트, 실크벽지
바닥 - 포세린타일, 강마루
단열
지붕 - PF보드
외벽 - PF보드
도어
현관 - 단열방화문
방문 - ABS도어, 원목간살도어
창호 독일식 시스템창호(레하우)
주방가구 EO등급 제작가구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바스

건축주의 집짓기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악질 시공사는 이곳 주택을 포함해 단지 내 여러 주택을 저가로 시공 계약하고 초반에 기성금을 많이 받은 뒤 고의로 파산해 버렸다. 골조를 세우는 단계에서 공사가 멈췄고, 결국 건축주는 우리를 찾아 왔다. 그렇게 근생주택인 구름집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실제로 보니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기본 법규와 허가 조건을 지키지 않은 골조, 소방관 진입창이나 방화창 규정에 맞추지 않은 오류, 기본 입면도 두 장에 텍스트뿐인 계획, 콘셉트조차 없던 인테리어까지. 건축주와 우리는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실시설계 단계부터 다시 시작했다.

1층은 아내 공방으로 사용할 근린생활시설이 위치하고 주거공간은 2층부터 시작된다.
1층의 근린생활시설은 주거공간과 동선을 분리하면서도 선택적으로 연결된다.
계단으로 올라 좌측에 위치한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은 직렬로 배치해 동선 효율을 높이고 개방감을 주며 가족 간의 원활한 커뮤니티를 도모한다.
계단으로 올라 좌측에 위치한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은 직렬로 배치해 동선 효율을 높이고 개방감을 주며 가족 간의 원활한 커뮤니티를 도모한다.

오롯이 가족만을 위한 공간 구성
구름집은 건축주 부부와 두 아들이 함께 살며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은 아내가 미술 공방을 운영하고자 근린생활시설로 따로 분리했고 공방과 주거공간은 선택적으로 동선이 연결되도록 계획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따뜻하길 바랐다.
2층은 거실과 주방을 일자로 배치해 개방감과 연결성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가족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다. 3층은 방 세 개로 구성되는데 모든 방이 테라스를 가진다. 그중 한 곳은 음악을 좋아하는 첫째 아들을 위해 높은 층고의 복층으로 계획했다. 지붕층 테라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한 이곳은 다른 곳보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깔끔하게 계획하고 원목으로 제작한 테이블과 홈바, 간살도어 등으로 따뜻한 우드 톤을 가미했다.
주방 바로 옆에는 세탁 및 조리를 보조할 수 있는 널찍한 다용도실을 연계했다.
계단실과 연결된 복도는 화이트&그레이 모노톤으로 차분하게 조성하고, 간접조명으로 은은한 조명을 연출했다.
아이를 위한 침실은 테라스와도 연계해 자유롭게 오다니며 창의력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환경으로 계획했다.

마감재의 색상과 질감으로 나눈 저층부와 상층부
구름집은 기존 구조를 활용하면서 1층과 2~3층의 외부 마감재 색상과 질감이 대비되도록 구분한 집이다. 마치 흰 구름이 둥둥 떠 있는 듯한 모습은 ‘구름집’이란 이름을 따온 배경이다. 1층 필로티는 철근콘크리트조로 된 근린생활시설 공간, 2~3층은 철골조로 된 주거공간으로 계획했다. 용도는 분리돼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1층 기단부는 블랙 롱브릭타일과 블랙 창호 프레임으로 마감해 언뜻 보기에 한 개 층이 없는 듯 보인다. 차에서 내려 집으로 진입하는 동안에도 비를 맞지 않도록 필로티 밑에 주차공간을 여유 있게 계획했다. 2~3층은 1층과는 대비되는 흰색 스터코로 외장재를 선택했다. 여기에 빗물 자국과 같은 오염에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붕과 테라스에 물끊기 설계를 적용했다.

2층에 위치한 두 욕실은 각각 따뜻하고 산뜻한 분위기가 나도록 계획했다. 특히, 3층 방 욕실은 욕조까지 더해 콤팩트한 이용을 도모했다.
자녀 침실 이외에 3층 방 침실에도 작은 테라스를 마련했다.
현관은 주차장 뒤에 배치하고 주차공간을 넉넉하게 계획해 눈비가 오는 경우에도 편안하게 진출입할 수 있다.
저층부와 상층부는 질감과 색상이 다른 두 외장재를 사용해 구분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상층부가 붕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 모습에서 구름집이란 이름도 짓게 됐다..

건축주 신뢰로 설계와 시공, 사용승인까지 무사히 마쳐
본래 연면적은 200㎡를 한참 넘었다. 이 경우 종합건설면허를 가진 시공자를 통해야만 공사할 수 있었기에 우리는 발코니 확장 등으로 최대한 공간을 조정했고 200㎡ 미만 건축주 직영공사로 시공자를 변경했다. 설계와 시공을 함께 진행하며 현장관리인으로서 현장과 과정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시공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몇 개월간 지속됐다.
구름집이 무사히 완공된 후에도 사용승인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이웃과 함께 단지 내 진입로를 개발하거나 이전 시공사에서 신경 쓰지 않은 서류들을 정리하다 보니 사용승인이 이뤄졌을 때는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있었다. 설계와 시공은 물론, 사용승인까지 무사히 마칠 때까지 건축주는 우리를 믿고 기다려 줬다. 새롭게 태어난 보금자리에서 건축주의 마음 편안한 삶을 기대한다.

윤아영_㈜윤아영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가 윤아영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위를 마치고 공간종합건축사무소에서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5년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세경그룹 산하 UNITLess Design 근무 중 다양한 해외 건축설계와 시공현장 감리를 맡았고 동시에 국내외 다수 인테리어 설계를 진행했다. 2018년부터 개소해 운영하는 윤아영건축사사무소는 ‘처음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공간을 고민하며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젊은 건축가그룹’으로 건축과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두루 진행하고 있다. 기획부터 최종안을 구현하는 시공 과정까지 깊숙이 관여하며 다양한 규모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통합적인 사고를 통해 디자인을 제안해 실현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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