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국? 남삐?, 아니 몸국, 놈삐".. 검색도 발음대로, 온라인사전 오류 수정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 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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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발음 잘못된 제주어 어휘 바로잡아
제주학연구센터 수정 요청 결과.. 실제 발음 반영
142건 예문, 관련 어휘 등 표제어 함께 수정돼
4,000개 항목 '아래아' 포함 "전수 조사 이뤄져야"
제주 향토음식인 몸국 (사진, 비짓제주)


'맘국', '남삐', '닥세기' 등 도대체 무슨 말인지, 쓰는 이는 물론 듣고 보는 사람도 헷갈리게 적힌 제주어들이 실제 발음대로 수정되고, 검색어로 등재됩니다.

온라인 우리말 사전인 '우리말샘'에 게재된 제주어들이 현실음을 반영한 용어로 일괄 수정됐습니다.

아래아(ㆍ)가 들어 있는 제주어를 실제 발음대로 읽고 검색해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우리말샘'에선 아래아(ㆍ)가 들어있는 'ᄆᆞᆷ국', 'ᄂᆞᆷ삐' 등 표제어가 제주 지역 현실음과는 동떨어진 '맘국', '남삐' 등처럼 올라 아래아를 살려 쓰든가 아니면 현실음에 맞게 표제어가 수정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 제기돼 왔습니다.

수정되기 전의 '우리말샘'


■ 제주학연구센터 등 어휘 검토·감수 맡아

제주자치도 문화정책과와 방언연구자 등 도민 사회에서는 국립국어원에 '우리말샘' 제주어 표제어를 현실에 맞게 수정해 줄 것을 꾸준히 요청했습니다.

관련해 제주학연구센터는 '우리말샘'에 올라있는 표제어에서 '아래아' 관련 어휘를 'ㄱ'부터 순차적으로 400개와, 지나치게 이질적인 어휘 10개를 검토하여 지난 10월 제주도 문화정책과를 통해 국립국어원에 수정 요청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최종 반영됐습니다.

어휘 검토와 감수는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과 김미진 전문연구위원, 권미소 전문연구원 등 3명이 맡았습니다.

수정된 후의 '우리말샘'


■ "전수 조사 검토 후 수정 요청, 반영 가능"

국립국어원은 수정 요청한 어휘 중 '남삐, 닥세기, 다슴아달, 맘국, 상키, 탁, 카칼하다, 하꼼, 타라지다' 등 9개 어휘를 '놈삐(무), 독세기(달걀), 다슴아돌(의붓 아들), 몸국(모자반과 돼지고기로 만든 국), 송키(푸성귀), 턱/톡(턱살), 코콜하다(깨끗하다), 호꼼(조금), 토라지다(비뚤어지다)'로 수정해 '우리말샘' 사전에 반영했습니다.

이들 단어가 수정되면서 예문과 관련 어휘 수정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142건의 표제어가 동시에 현실음에 맞게 수정됐습니다.

더불어 국립국어원은 '우리말샘' 사전 내 아래아(ㆍ)를 포함한 제주어 4,000개 항목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와 검토를 진행해 수정 요청을 한다면 검토 후 이번의 사례처럼 반영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 4000여 개 표제어 아래아 포함.. 수정·보완 시급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우리말샘' 사전에 오른 제주어 어휘는 모두 1만8,000여 개로, 이 가운데 20%가 넘는 4,000여 개 표제어가 아래아(ㆍ)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단어들은 현실 발음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아'나 "오' 등으로 모음을 수정하여 등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샘' 사전은 전 국민에게 인터넷으로 서비스되는 국어사전으로, 다음이나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도 '우리말샘' 사전의 정보를 그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제주어가 왜곡될 우려가 있어서 빠른 수정과 보완 작업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학연구센터는 지난 2021년 11월 23일과 지난해 3월 3일 두 차례 국립국어원을 방문해 '우리말샘' 사전에서 제주어 표제어 수정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정책상 국어사전의 현대 국어 표제어는 한글 24자모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아래아(ㆍ)가 포함된 단어를 대부분 '아'로 바꿨습니다.

제주도와 제주학연구센터는 표제어에 아래아(ㆍ)를 쓸 수 없다면 최소한 현실 발음에 가까운 표기로라도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수정이 필요한 어휘 가운데 400개 어휘와 지나치게 이질적인 표제어 10개에 대한 검토와 뜻풀이 등의 감수를 진행했습니다.


■ 다른 국어사전 표제어 등 수정 절실.. 道 "전수 조사 등 추진"

이번 작업에서 표제어 검토와 감수를 진행했던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은 "아쉬운 대로 'ᄆᆞᆷ국'을 '맘국' 대신에 현실음에 가까운 '몸국'으로 수정했다"면서 "제주어의 왜곡을 방지하고 올바른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 뿐만 아니라 다른 국어사전의 제주어의 표제어와 뜻풀이도 올바르게 수정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수정 작업을 토대로 4,000개의 아래아 관련 어휘 뿐만 아니라 제주어 전체에 대한 전수 조사, 단계적인 개선 과정을 거쳐 제주어에 대한 바른 정보로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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