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산삼이라 불리는 오디… 중장년층이라면 여름철 필수과일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추억을 소환하게 만드는 익숙한 광경이 펼쳐진다. 낮게 자란 뽕나무 가지에 까맣게 달린 오디 열매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뽕나무 아래 길가에는 떨어진 오디가 군데군데 보라색 얼룩을 남기고, 새들이 열매를 쪼아먹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어릴 적 손가락이 시커멓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하나씩 따먹던 오디. ‘검은 산삼’이라 불리며 여름철에 자주 찾는 제철 과일로 손꼽힌다.
항산화부터 소화 촉진까지… 작지만 강한 '오디'의 힘

오디의 성분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단연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진한 자색을 띠는 껍질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인 활성산소 제거에 관여해 세포 손상을 막고,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춰준다. 그 때문에 오디를 꾸준히 먹으면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주름과 피부 색조를 개선할 수 있다.
오디는 피부뿐 아니라 눈에도 좋다. 안토시아닌 성분은 망막의 로돕신 생성을 촉진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야맹증이나 시력 저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보는 사람들에게 특히 알맞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돕고, 소화 효소를 자극해 위장 기능을 좋게 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오디를 먹으면 상큼한 맛과 함께 소화도 훨씬 더 편해진다. 여기에 루틴, 레스베라트롤, 칼륨, 철분, 비타민 A·C 등 각종 영양소도 골고루 들어 있어 활력을 되찾는 데도 좋다.
활력 찾는 중장년층이라면… 공복에 건강식으로 섭취

오디는 당도가 높고 즙이 풍부한 과일 중 하나다. 오디 자체만 먹어도 달콤하고, 과육에 신맛이 거의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생과는 쉽게 으깨지고 보관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말리거나 냉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 오디 청이나 즙 형태로 자주 유통된다.
중장년층이라면 건강을 위해 아침 공복에 오디즙을 마시는 것이 좋다. 항산화 작용과 혈관 관리, 피로 해소에 좋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쉽게 무기력해지는 이들에게는 오디즙이 ‘기력 보충용’으로 제격이다.
다이어트 중인 여성이나 아이들에게는 오디 열매를 시원한 디저트 메뉴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냉동 오디를 꺼내 요거트 위에 올리거나 우유에 넣어 섞으면, 인공 감미료 없이도 단맛이 풍부한 건강 간식이 완성된다. 설탕을 넣고 졸여 잼으로 만들면 토스트, 샌드위치 등 어디든 곁들일 수 있다.
오디 청은 물이나 탄산수에 섞어 '오디 에이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갈증이 가시고 피로도 줄어들며, 향이나 맛이 강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다.
길가에서 흔하지만, 제철 지나면 보기 힘든 귀한 과일

오디는 한여름이 되기 전 단 3주 정도만 수확할 수 있어 제철이 짧은 과일이다. 6월 중순부터 7월 초순 사이에 가장 많이 열리고, 이후엔 자연스럽게 떨어지면서 수확량도 줄어든다. 하지만 수확이 끝난 시점에도 냉동 오디나 오디즙, 오디청 등으로 가공된 제품은 온라인 유통을 통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대형마트보다는 직거래 장터나 지역 먹거리 플랫폼, 온라인몰에서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도심 외곽이나 산책로 주변, 옛 시골 마을 등으로 조금만 거닐어보면 뽕나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열매가 익으면 쉽게 떨어져 자주색 물이 번지고, 너무 익은 오디는 손에만 닿아도 터진다. 생과를 손질할 땐 식초물에 살짝 담가 가볍게 씻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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