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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더 뉴 K3 GT, 서울↔강원도 왕복하며 느낀 장단점은?

조회수 2022. 12. 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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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말, 오랜만에 강원도로 ‘혼여행’을 떠났다. 즉흥적으로 계획한 여행인 만큼 시승차 대신 빠르게 섭외할 수 있는 렌터카로 눈길을 돌렸다. 혼자 타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운전 재미를 갖춘 차를 찾던 중 기아 더 뉴 K3 GT가 레이더에 걸렸다. K3 GT와 왕복 555㎞를 함께하며 장단점을 세 가지씩 파악했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현대차그룹, 최지욱

<기아 더 뉴 K3 GT>

장점

①구형 K3 GT 대비 늘어난 기본 편의장비
②다루기 쉬운 엔진, 탄력 있는 하체
③매력적인 외관 디자인

단점

①저속에서 매끄럽지 못한 듀얼클러치 변속기
②무선 폰 프로젝션의 부재
③낮게 자리한 방향지시등 및 후진등

장점①: 구형 K3 GT 대비 늘어난 기본 편의장비

“동급 모델 대비 편의장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얼마 전까지 구형 K3 GT를 탔던 한 동생이 내게 한 말이다. 그는 “풀 옵션으로 구매했음에도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홀드,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없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K3, 아반떼에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홀드가 없었다. 대신 운전석 메모리 기능은 있었다.

반면 더 뉴 K3 GT는 부분변경을 치르면서 안전 및 편의장비 강화에도 신경 썼다. 기존에 없었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차로 유지 보조가 기본으로 들어갔다. 구형 모델에서는 선택 사양이었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1열 통풍 시트도 기본이다. 단, 메모리 시트는 이번에도 없다. 참고로 K3 GT는 시그니처 단일 트림으로 나온다. 시작 가격은 2,724만 원.

장점②: 다루기 쉬운 엔진, 탄력 있는 하체

더 뉴 K3 GT는 구형 모델과 같은 파워트레인을 쓴다.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짝지었다. 6년 전, 아반떼 스포츠(AD)를 통해 처음 데뷔한 구성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를 앞바퀴에 보낸다. 아반떼 N라인, 코나와 달리 상황에 따라 엔진의 흡기 밸브 여닫는 타이밍은 물론 깊이까지 제어하는 CVVD(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 Continuous Variable Valve Duration)는 들어가지 않았다.

현대 아반떼 N과 달리 K3 GT는 본격적인 퍼포먼스 카는 아니다. 아반떼 N(1,998㏄)과 비교하면 배기량이 407㏄ 낮다. 최고출력도 204마력으로 76마력 낮다. N 모드처럼 트랙에 최적화한 주행 모드도 없다.

하지만 K3 GT의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어떤 환경에서도 부족함 없는 힘을 낸다. 최대토크 27.0㎏‧m를 1,500~4,500rpm에서 뽑아내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가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쉽게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폭발적인 가속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다루기 쉽다.

204마력의 힘은 탄력 있는 하체가 뒷받침한다. 토션빔 서스펜션이 들어간 세단과 달리 K3 GT의 뒷바퀴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붙든다. 굽잇길을 돌거나 차선을 급하게 옮길 때 거동이 제법 깔끔하다. 노면 충격을 깔끔하게 삼키는 능력도 좋았다. 덕분에 굽잇길을 달릴 때 운전대 돌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장점③: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

세 번째 장점은 외관 디자인. 부분변경을 치르면서 외모 일부를 손봤다. 헤드램프 위아래에는 속도감을 형상화한 주간 주행등(DRL)을 여섯 개씩 심었다. 더불어 헤드램프 사이를 잇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날렵한 이미지를 더했다. 범퍼 좌우에 자리한 공기 통로는 전투기 날개에서 영감을 얻어 새롭게 디자인했다. 고성능을 강조한 GT 모델과도 제법 잘 어울린다. 대신 뒷모습은 기존 모델과 같다. 신형 기아 로고만이 유일한 변화다.

실내 디자인은 구형 모델과 같다. 대신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를 8→10.25인치로 늘리고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을 전부 터치식으로 바꿨다. 전용 버킷 시트는 몸을 잡아주는 능력이 좋다. 오랜 시간 운전했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스티어링 휠 림 두께는 조금 더 키우면 좋겠다. 생김새와 촉감은 훌륭한데 9시 및 3시 방향 두께가 다소 얇아 잡는 맛이 ‘2%’ 부족하다.

해치백 특유의 공간 활용성도 강점이다. K3 GT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VDA(독일 자동차 산업 협회) 기준 428L다.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380L), 푸조 308(412L)보다 넉넉하다. K3 세단(502L)과 비교하면 74L 작다. 그런데 미국 SAE(미국 자동차 기술자 협회) 기준으로는 세단 434L, K3 GT가 741L로 큰 격차를 보인다. 또한, 세단에 없는 6:4 폴딩 기능을 지원한다.

VDA는 트렁크에 벽돌 크기의 1L 블록을 넣어 용량을 측정한다. 반면 SAE는 6~67L까지 다양한 크기의 상자를 천장에 닿을 때까지 넣는다. 이후 남은 공간을 6L짜리 박스로 채워 트렁크 크기를 가늠한다.

여기까지 장점 세 가지. 단점 또한 3개로 정리했다.

단점①: 저속에서 매끄럽지 못한 듀얼클러치 변속기

더 뉴 K3 GT에는 7단 건식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맞물렸다. 아반떼와 i30, 셀토스, 쏘나타(7세대, 1.6L 가솔린 터보 엔진 한정), 투싼 등 여러 현대차그룹 모델에 들어간 변속기다.

변속기 성능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일반적인 가속 상황에서는 각 단을 빠르고 매끄럽게 오르내린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7→5단으로 재빨리 물어 빠른 가속을 돕는다. 패들 시프트 또는 기어 레버로 단수를 직접 조작하는 맛도 쏠쏠하다.

그러나 시속 10㎞ 내외의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땐 다소 불편했다. 신호를 받아 출발하거나 정체구간에서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때 1~2단으로 기어를 바꾸며 자주 울컥거렸다. 클러치가 붙고 떼는 떨어지는 과정에서 시트와 운전대 등에 진동도 함께 올라왔다.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DCT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진동 등에 민감한 고객에게는 불쾌하게 다가올 수 있다.

단점②: 무선 폰 프로젝션의 부재

다른 현대차그룹 모델과 마찬가지로 더 뉴 K3 GT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덕분에 T맵과 음악, 전화 등 휴대폰 내 기능을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행 방식이 아쉽다. 최근 수입 자동차 브랜드를 보면 대부분의 차종에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적극적으로 넣고 있다. 블루투스 등록 한 번만 마치면 시동을 걸자마자 기능을 켤 수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유선 폰 프로젝션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애플 카플레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별도의 케이블을 항상 차에 비치해야 한다.

특히 안드로이드 오토의 경우 휴대폰 또는 케이블이 특정 각도로 움직이면 시스템이 연결을 해제한다. 특히 T맵으로 길안내를 받고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기면 더욱 골치 아프다. 목적지를 처음부터 다시 입력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반떼와 베뉴, 셀토스,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등 일부 모델은 내비게이션 없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에 한해서만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다. 이제는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 유무와 관계없이 무선 폰 프로젝션을 도입하면 좋겠다.

단점③: 낮게 자리한 리어 방향지시등 및 후진등

우리나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 44조 2호를 보면, 승용차와 3.5톤(t) 이하 화물자동차의 방향지시등은 땅에서부터 최소 350~1,500㎜ 떨어진 위치에 있어야 한다(공차 상태 기준). 좌우 방향지시등간 거리는 600㎜로 규정했다. 이 조건만 맞춘다면 리어 램프가 아닌 곳에도 방향지시등을 설치할 수 있다.

K3와 카니발, 니로, 투싼, 그랜저(GN7), 싼타페 등 일부 현대차그룹 모델은 뒤쪽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범퍼 좌우에 자리한다. 덕분에 디자인이 한결 깔끔하다. 특히 K3 GT는 독특한 그래픽이 리어 램프를 꽉 채워 개성 있는 뒷면을 완성했다.

그러나 디자인을 얻은 대가는 낮은 시인성으로 치렀다. 위치가 너무 낮은 탓에 뒤차가 방향지시등 작동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다. 후진등의 경우 크기도 작은데다 방향지시등보다 위치가 낮아 더욱 알아보기 힘들다. 디자인을 포기하더라도 안전과 관련 있는 두 램프의 위치는 수정했으면 한다.

장단점과 별개로 연비는 어떨까? 기름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가는 동안 시내와 강변북로, 고속도로 등 다양한 환경을 거쳤다. 첫 번째 목적지인 속초 등대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 연비는 15.2㎞/L를 기록했다(트립 컴퓨터 기준). 기름은 8칸 중 6칸이 남은 상태. 해안도로를 통해 속초→양양→강릉으로 이동할 때는 평균 연비 13㎞/L를 꾸준히 유지했다.

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국도를 탔다. 서울까지 거리는 222㎞. 시속 80~100㎞의 속도로 달린 결과 14.1㎞/L가 나왔다. 고저차가 있는 산길을 두 차례 오르내린 점을 감안해도 만족스러운 수치다. 주유를 위해 서울 만남의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기름 게이지는 1칸을 남겼다. 이때까지 총 주행거리는 530㎞, 트립 컴퓨터 상 연비는 14.4㎞/L였다.

이제 실제 연비를 계산할 차례. 이날 나는 총 555㎞를 주행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일반 휘발유 41.341L를 연료통에 채웠다. 1L 당 가격은 1,593원, 주유 금액은 6만6,000원이 나왔다. 계산 결과 실제 연비는 13.4㎞/L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12.1㎞/L)보다 높은 수치다. 과급기 올린 200마력 대 엔진이지만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연비를 낼 수 있어 좋았다.

아반떼 N과 비교하면 유지비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배기량에 따라 자동차세를 책정한다. 따라서 배기량이 높을수록 비싸다. 1,998㏄인 아반떼 N의 연간 자동차세는 51만9,480원, 1,591㏄ K3 GT는 28만9,562원이다. 11월 넷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1L당 1,644원) 기준 연간 1만5,000㎞ 주행하는 운전자의 연간 유류비를 계산하면 아반떼 N 237만 원, K3 GT 203만 원이 나온다. 아반떼 N보다 20만~30만 원 더 절약할 수 있다.

총평

서울↔강원도 왕복을 함께한 더 뉴 K3 GT. 자잘한 불만 사항은 있었지만 다루기 쉬운 출력과 존재감 뚜렷한 디자인, 활용도 높은 실내가 시너지를 이뤄 만족도가 높았다. 기대보다 높은 연비도 장점이다. 적당한 운전 재미와 실용성 모두 갖춘 독특한 국산차를 원한다면 더 뉴 K3 GT는 훌륭한 선택지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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