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생태계 위협하는 '수은 오염' 경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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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Hg)은 상온에서 액체인 중금속으로 사람과 자연에 치명적이다.
국내 연구팀이 북극의 수은 오염 경로를 밝혀내 북극 생태계 보호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북극에서 수은의 오염 경로가 저위도 지역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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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Hg)은 상온에서 액체인 중금속으로 사람과 자연에 치명적이다. 수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북극 생물체에서도 최근 수은이 고농도로 검출되며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북극의 수은 오염 경로를 밝혀내 북극 생태계 보호 방향성을 제시했다.
포스텍은 권세윤 환경공학부 교수와 임승현 석박통합과정생 연구팀이 극지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북극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이 높은 농도의 수은에 노출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됐다.
북극 대구와 북극곰에서 예상보다 높은 농도의 수은이 검출됐다. 수은 오염으로부터 북극을 보호하려면 유입 경로와 출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지만 기존 분석법은 수은의 총량 측정에 집중돼 한계가 있다. 수은은 일반적으로 석탄의 연소나 폐기물 소각 등으로 환경에 배출된다.
연구팀은 수은의 안정동위원소 7종을 활용한 분석법을 도입했다. 동위원소는 원자 번호는 같지만 질량이 다른 원소를 말한다. 안정동위원소는 시간이 지나면 방사성이 붕괴하는 방사성동위원소와 달리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 동위원소로 안정동위원소의 존재 비율을 조사하면 특정 물질의 기원을 밝혀낼 수 있다.
수은은 대기나 해양·육지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되는데 유입원마다 고유한 동위원소 비율이 다르다. 이를 비교하면 수은 유입원을 구분하고 각각의 비중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베링 해협과 추크치해, 보퍼트해 등 북극과 인접한 해역에서 수집한 시료를 분석했다. 시료에는 해양플랑크톤, 어류, 해수, 퇴적물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북극 생물체 내에 존재하는 수은의 약 70%가 대기에 있는 기체 수은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수은이 식물이나 해염(sea salt) 입자 표면에서 산화돼 해양 생물이 직접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다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북극에서 수은의 오염 경로가 저위도 지역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위도 지역에서는 인간 활동을 통해 수은이 바다로 유입되지만 북극에서는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서도 수은이 바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권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은 유입 경로와 기여도를 정량적으로 제시해 기후 변화로 급변하는 북극 지역에서 수은 농도와 이동을 예측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유엔환경계획(UNEP)의 미나마타협약(국제수은협약)의 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4-51852-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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