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과 편안함에 스포티함까지 갖춘 모던 크루저, BMW R12

크루저는 ‘아저씨’들만의 전유물일까? 그렇지 않다. 좋으면 누구든 그냥 타면 되는 것임에도 젊은 층에서 크루저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이유 중 하나는 스타일의 문제도 상당할 것이다. 예전의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가는 점에서 클래식함이 묻어나긴 하지만, 문제는 그 예전의 스타일을 너무 오래 가져가고 있다는 것. 사실 최신 모델과 20~30년 전 모델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만큼 형태적 변화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이런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 바로 BMW가 새로 선보인 크루저인 R 12다.

최근 들어 BMW는 크루저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나 R, RT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성공을 거뒀지만 딱 하나 부족했던 부분이 바로 크루저였기 때문. 과거 R 1200 C로 크루저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적이 있었으나 실패했는데, BMW 입장에선 최초의 모터사이클이 크루저 스타일의 R32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크루저 시장은 전통을 되새길 수 있는, 그래서 꼭 부활시켜야만 하는 유산인 셈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빅 박서 엔진으로 R 18 시리즈를 선보인데 이어, 좀 더 부담없이, 젊은 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준비한 것이 바로 BMW의 R 12다. 물론 박력을 우선한다면 R 18이 낫겠지만, 일상에서 편하게, 가볍게 타기에는 R 12가 최적의 선택이다. 여기에 엔진 자체도 R 18의 빅 박서 엔진은 저회전에서의 높은 토크를 위주로 세팅된 반면, R 12의 박서 엔진은 R 12 나인티와도 공유하는 것이어서 꽤나 스포티한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에 주말 투어링이나 교외의 와인딩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모델이다.

외관은 원형 헤드라이트와 특유의 박서 엔진, 옆으로 뻗은 머플러 등 꽤나 스포티한 느낌이어서 언뜻 보면 R 12 나인티와도 비슷해보이지만, R 12는 전반적인 차량의 높이나 시트고 등이 훨씬 낮게 세팅됐다는 차이가 있다. 휠도 앞뒤 17인치인 R 12 나인티와 달리 R 12는 앞 19인치, 뒤 16인치의 전형적인 크루저 스타일의 구성이어서 승차감과 안정감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트는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기본 1인승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옵션으로 발매되는 탠덤 시트 패키지를 장착하면 동승자와 함께 타는 것도 문제 없다.

1,170cc 공유랭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95마력/6,500rpm, 최대토크 110Nm/6,000rpm의 성능을 갖췄다. 일반적인 크루저보다는 높은, 그러면서도 로드스터나 슈퍼스포츠보다는 낮은 회전수에서 출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양쪽의 특성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회전수를 낮춰 고동감을 즐기다가도 와인딩을 만나거나 했을 땐 엔진을 적극적으로 회전시켜 출력을 뽑아내며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주행모드는 롤(Roll)과 록(Rock) 2단계를 제공해 취향이나 상황에 맞춰 출력 발생 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트랙션 컨트롤과 다이내믹 엔진 슬립 컨트롤이 갖춰져 있어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출력을 조절해 타이어가 그립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변속기는 6단 수동이지만, 기어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가 더해져 클러치 조작 없이 양방향으로 변속 가능해 변속이 한결 쉬워질 뿐 아니라 스포티한 주행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에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를, 뒤에는 패러레버 방식을 적용해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브레이크는 앞 310mm 더블 디스크와 4피스톤 모노블럭 캘리퍼, 뒤 265mm 싱글 디스크와 2피스톤 캘리퍼를 조합했으며 ABS 프로를 더해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발휘한다. 트리플 클램프 하단에는 마르조키 스티어링 댐퍼를 적용해 고속 주행이나 코너링에서도 균일한 핸들링을 제공하도록 돕는다.

계기판은 TFT 컬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주요 정보를 선명한 화질로 표시하며, 시스템 모두 한글화되어 차량의 주요 설정을 쉽게 변경할 수 수 있다. 키리스 라이드(스마트키)가 적용되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낼 일이 없어 편리하지만 핸들을 잠궈야 하는 상황에서는 키박스처럼 보이는 열쇠구멍을 이용하면 된다. 이 밖에도 선택 사양으로 블랙 또는 골드 컬러의 스포크 휠, 헤드라이트 프로, TPMS, 컴포트 패키지 등이 있고, 스타일이나 편의성을 높이는 여러 액세서리도 함께 발매되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스타일도 갖추고 싶고, 편하게 탈 수 있으면서도 가끔씩은 스포티한 주행까지 가능한, 쉽게 섞이기 힘든 이 조합들을 BMW는 R 12로 완성해냈다. 크루저 특유의 클래식함을 덜어내고 모던함과 스포티함을 갖춘 외관, 느긋한 크루징부터 스포티한 주행까지 가능한 엔진, 그리고 최신 모델다운 각종 첨단 기능까지, R 18에 이어 R 12로 크루저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진 BMW가 앞으로 어떻게 라인업을 전개해나갈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