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정치인, 무더기 '음란 영상'...딥페이크 협박에 경찰 수사

허경주 2025. 9. 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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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인공지능(AI)으로 합성된 음란 영상으로 협박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흐미 장관은 "정부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자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M 쿠마르 말레이시아 왕립 경찰 형사수사국장은 "경찰은 이번 신고를 엄중히 다루고 있다"며 "제작·배포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게 엄격하고 타협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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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장관·의원 등 10여 명 이메일 받아
파흐미 파질 말레이시아 통신부 장관이 자신의 엑스(X)에 공유한 협박용 딥페이크 영상 스크린샷. 파흐미 장관 엑스 캡처

말레이시아에서 국회의원과 장관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인공지능(AI)으로 합성된 음란 영상으로 협박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영상 유포를 빌미로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말레이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흐미 파질 정보통신부 장관과 라피지 람리 전 경제부 장관, 애덤 아들리 청소년·스포츠부 부장관을 비롯해 내각 인사와 여야 상·하원 의원 10여 명이 최근 신원 불명의 발신자로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다.

메일에는 이들의 얼굴이 합성된 성(性)적 영상과 함께 “공개를 원치 않으면 10만 달러(약 1억3,600만 원)를 송금하라, 사흘 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겠다”는 문구가 담겼다. 가상화폐 송금을 위한 QR코드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영상은 딥페이크(AI 합성물)로 제작된 가짜로 추정된다.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가 일부 피해자로부터 확보한 영상 캡처 사진을 확인한 결과 남성 얼굴만 바뀌었을 뿐 배경과 구도는 동일했다. 피해 정치인들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파흐미 장관은 “정부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자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하원 웡 첸(왼쪽) 의원과 라피지 람리 의원이 받은 협박 이메일 속 영상 스크린샷. 뉴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경찰은 협박 이메일의 문구와 발신 주소가 대부분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동일 인물 또는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구글에 발신자 추적 등 기술 지원도 요청했다. M 쿠마르 말레이시아 왕립 경찰 형사수사국장은 “경찰은 이번 신고를 엄중히 다루고 있다”며 “제작·배포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게 엄격하고 타협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법률에 따르면 범인이 검거될 경우 형법과 통신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7년과 태형이 선고될 수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사건은 말레이시아에서 정치인들이 성적 중상 모략의 표적이 된 사례 중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딥페이크 기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지미 푸아 조호르바르주(州) 의회 의원은 “사이버 공격으로 평판이 크게 훼손됐다”며 “AI 기술 오용을 억제하는 법률을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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