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1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최초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그리고 있다.
한투증권은 2년 연속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서는 등 IMA 심사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5조7000억원 규모의 회계 부풀리기 의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 비리, 국고채 입찰 담합 사태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당국의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3분기 IMA 업무 허가를 받기 위한 신청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2분기 동안 증권업계와 IMA 지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한투증권도 대화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국내 첫 IMA 증권사라는 타이틀을 두고 업계 경쟁이 치열한 양상으로, 특히 한투증권과 미래에셋증권과의 라이벌 구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이 IMA 허가 조건을 지정할 때는 자기자본 8조원만을 핵심 조건으로 정했지만 올해 개정안에서 더 보강할 사항들을 발표했다. 핵심 조건인 자기자본 8조원은 연말 기준 2기간 연속 충족해야 하며 사업계획과 본인 제재이력, 대주주 요건 등도 보완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IB는 발행어음과 IMA 등에 자기자본을 넘어서는 영업을 할 수 있는 만큼 안정적 실적과 안정성, 내부통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위축되긴 했지만 여전히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는 등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1조1949억원으로 39.05% 감소했다. 일반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18.19% 줄어든 2조5396억원을, 영업이익은 33.29% 감소한 1조539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위축으로 영업순수익커버리지(영업순수익이 판매관리비를 어느 정도 충당하는 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254%로 135.9%p 낮아졌지만 대형 증권사 평균이 약 193%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투증권은 안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과 조정영업용순자본비율에서 같은 기간 2521.1%, 168.4%를 기록했다. 2023년보다 각각 415.4%p, 2%p 개선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투증권은 올해 7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정영업용순자본비율을 12.6%p 개선한 181%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투증권이 IMA 지정을 앞두고 대출 비리와 회계 부풀리기 의혹 등을 받는 점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중앙지법 반부패 수사3부는 3월 한투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본부장과 소속 직원, 무등록 대부업체 운영자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금융 알선), 대부업법 위반, 이자제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내부 임직원이 연루된 대출 사기 사건으로 한투증권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검찰은 "한투증권과 같은 제도권 증권사가 불법 행위를 내세워 중개한 것은 엄청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2주 전에는 사업보고서 오류로 금융감독원 회계 심사를 받았다. 한투증권은 올해 3월21일 2019~2023년 동안 사업보고서의 정정 공시를 진행했다. △영업수익과 영업비용 △외환거래 △자산운용 부문 등에 영향을 미쳤다. 그 과정에서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이 5조7000억원 과대계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증권은 "회계 실수가 벌어졌지만 영업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발생해 순이익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회계 심사는 회사 재무제표 등에 기준 위반이 있는지를 검토한 뒤 수정을 권고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위반 사항이 책임을 물을 수준이라면 추가 조치로 회계 감리를 하게 된다.
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얽혀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증권사와 은행이 담합한 혐의를 잡고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증권, 한투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미리 국고채 입찰 정보를 공유해 금리를 높게 책정했다고 보고 있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입찰 담합 관련으로 기관경고 이상을 받는다면 5년 동안 신사업 진출이 금지된다"며 "공정위의 제재 결과가 불확실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투증권 관계자는 "국고채는 한투증권만의 이슈가 아니고 회계 오류는 금감원이 검사가 필요한지 심사 중인 단계로 알고 있다"라며 "둘 다 한투증권이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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