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1골'에 무너진 울산의 꿈" 홍명보 감독의 거센 아쉬움, 단순하지만 힘든 축구의 명제

김성원 2024. 4. 2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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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김민우, 마틴 아담, 고승범, 단체/ 경기 종료/ 패배/ 아쉬움/ 사진 김정수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일본 단체/ 경기 종료/ 승리/ 기쁨/ 사진 김정수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조현우, 김민우/ 경기 종료/ 패배/ 아쉬움/ 사진 김정수

[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축구는 결국 골로 말한다.

울산 HD는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이동경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신승했다. 2025년 32개팀 출전으로 확대, 개편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거머쥐는 환희를 누렸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결과적이지만 단 한 골이 터진 것이 못내 찜찜했다. 울산은 후반 22분 주민규, 23분 이동경의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26분 주민규의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뒤이어 터트린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 골차 승리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차전의 향방이 관심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23일 "지난 경기에서 승리해서 더 나은 위치에 있지만 그 경기는 잊어야 한다.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경기지만 원정경기라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걸 차단하기 위해서 이긴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활한 이동경도 "1차전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판 승부라 생각하고 무조건 이겨햐 한다는 생각"이라며 "며칠 뒤에 군 입대가 예정돼 있지만 딱히 신경을 써 본적은 없다.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몸상태를 준비하고 있다. 승리해서 결승에 진출한 후 군에 입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단체/ 실점/ 사진 김정수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단체/ 실점/ 사진 김정수

그러나 한 골의 먹구름은 결국 2차전에서도 현실이 됐다. '마의 한 골'을 넘지 못했다. 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ACL 4강 2차전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봄비 치고는 세차게 그라운드를 적셨다. 출발부터 최악이었다.

울산은 전반 30분 만에 요코하마에 내리 3골을 허용했다. 전반 13분 김영권과 황석호가 볼을 미루는 사이 우에나카 아사히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21분에는 안데르송 로페스가 골망을 흔들었고, 30분에는 우에나카가 멀티골을 완성했다.

울산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홍 감독은 전반 34분 서둘러 교체카드를 꺼냈다. 이규성 대신 보야니치를 투입했다. '신의 한수'였다.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울산은 전반 35분 이동경의 코너킥을 마테우스가 헤더로 화답, 만회골을 터트렸다.

전반 39분은 또 다른 변곡점이었다.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번개같은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가미지마 다쿠미를 따돌리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가미지마는 손으로 볼을 쳐내다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요코하마가 10명, 울산이 11명이었다. 보야니치는 페널티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마테우스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보야니치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김정수

수적우세였다. 2-3에도 사실상 결승행을 예약하는 듯 했다. 하지만 120분 연장 혈투에도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반 2분 설영우의 패스를 받은 보야니치가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에 이어 주심의 온필드리뷰 끝에 골이 무산됐다. 골대 앞에 서 있던 루빅손이 골키퍼의 시야를 가렸다고 판단,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연이은 골대 강타로 땅을 쳤다. 김민우도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2차전의 슈팅수는 18대9, 유효 슈팅은 7대4로 울산이 우세했다.

기록은 기록일 뿐,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은 2차전에서 2대3으로 패했지만 1차전 1대0 승리로 합계 3대3을 기록했다.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은 요코하마를 향해 미소지었다. 울산의 다섯 번째 키커 김민우가 실축하며 요코하마가 5-4로 승리했다.

ACL은 올 시즌부터 추춘제로 재편됐다. K리그는 2021년 포항 스틸러스 이후 두 시즌 만에 ACL 결승 무대를 노크했지만 실패했다. 2020년 ACL 우승컵을 들어올린 울산의 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도 물거품됐다. 울산은 클럽 월드컵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일본)/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ACL/ 4강/ 2차전/ 준결승/ 요코하마 F. 마리노스 vs 울산현대축구단/ 울산HDFC/ 울산 홍명보 감독/ 경기 후 인터뷰/ 사진 김정수

홍 감독은 경기 후 "우선 결과적으로 많이 아쉽다. 요코하마 승리를 축하한다. 초반에 실점을 한 것이 결과적으로 컸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서 마지막까지 갔다"며 "우리 입장에선 상대 선수의 퇴장 후에도 골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안 들어간 것이 아쉬웠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골이 터지지 않았다"고 패인을 이야기했다.

동아시아 왕좌에 오른 요코하마는 서아시아의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아시아 정상을 놓고 격돌한다. 울산의 탈락으로 전북 현대는 클럽 월드컵 진출이 무산됐다.

울산은 K리그1에 매진해야 한다. 한 골의 운명이다.
요코하마(일본)=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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