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기차 출발…오감만족 관광하고 농촌경제 살리고

황지원 기자 2024. 9. 15.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역사랑 철도여행’ 자유여행 상품 활용 충북 단양 가보니
왕복 승차권 10% 싸게 선구매
디지털 관광주민증 활용 인증
한달후에 40% 할인쿠폰 지급
식당·기념품점 등서 혜택 다양
할인가로 기차 여행을 즐기는 ‘지역사랑 철도여행’을 통해 한국고속철도(KTX)를 타고 단양역으로 향했다.

지방소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등과 손잡고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8월 출시했다. 이 상품을 통해 전국 23곳 인구감소지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반값에 탈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출시 한달 만에 예매 인원이 1만2000명을 넘었으며 올 연말까지 약 1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사랑 철도여행은 열차, 숙박, 렌터카, 관광지 입장권을 자유롭게 선택해 구매하는 ‘나만의 기차여행 만들기’, 농촌 마을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숙박할 수 있는 ‘농촌투어패스’, 그리고 ‘자유여행’으로 구성됐다. 나만의 기차여행 만들기와 농촌투어패스는 승차권 50% 감면에 더해 숙박, 렌터카, 관광지 입장권에도 추가 할인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에 4인 가족이 1박2일 일정으로 여행하면 지역에 따라 20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 큐알(QR)코드를 찍어 인증하면 다음달에 기차표 40%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자유여행’은 먼저 10% 할인가로 왕복 열차를 예매한 뒤 디지털 관광주민증 제휴 관광지에서 큐알(QR)코드를 찍어 인증하면 다음달에 열차 40%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할인 쿠폰은 한국고속철도(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에서 1년간 사용 가능하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인구감소지역 34곳의 관계인구를 늘리기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에서 회원 가입 후 해당 지자체를 선택해 발급받을 수 있으며 주요 관광지와 식당·가게에서 혜택이 주어진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운영하지 않는 11개 지역에선 한국철도공사가 지정한 곳에서 큐알코드를 촬영하면 된다.

예매는 ‘레츠코레일’ 누리집이나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진행한다. 일부 열차의 한정된 좌석만 지역사랑 철도여행용으로 배정돼 있어 인기 있는 시간대는 빨리 예약해야 한다.

최근 ‘자유여행’ 상품을 이용해 충북 단양으로 떠났다. 서울역에서 단양역까지 4만원인 왕복 승차권을 10% 할인받아 3만6000원에 구매했다. 다음달 40% 할인 쿠폰을 받고 나면 어디로 떠날지 일찍부터 설렌다.

단양역에 도착 후 택시로 10분 거리인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남한강 위에 우뚝 서 있는 3개의 봉우리는 신비함을 자아낸다. 옛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 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조상들의 일화에 따르면 도담삼봉의 세 봉우리는 강원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온 것이라며 정선은 단양에 매년 세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단양에 살던 소년 정도전은 정선 사또에게 “삼봉이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주니 필요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단양은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단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으면 도담삼봉을 둘러보는 황포돛배를 반값에 탈 수 있다.

도담삼봉을 강 위에서 둘러보는 황포돛배는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반값에 탈 수 있다. 배를 타고 도담삼봉에 가까이 다가가니 멀리서 볼 때와는 색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아 배를 탄 이아영씨(29·서울 종로구)는 “바람을 맞으며 도담삼봉을 보니 좋은 경치가 더 좋게 느껴진다”며 “할인까지 받으니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단양을 주제로 한 소품이 가득한 ‘단양노트’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보여주면 물건을 10% 할인해준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미 경치를 보고 난 뒤이기는 하나 마늘 정식을 먹으러 ‘돌집식당’으로 향했다. 마그네슘과 칼륨이 풍부한 석회암 지대인 단양에선 마늘이 잘 자란다. 2만3000원짜리 정식을 주문하자 마늘곤드레솥밥·마늘떡갈비·오색마늘무침 등 수십가지 찬이 상다리 부러지게 나온다. 은은하게 감도는 마늘 특유의 알싸함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단맛이 입 안을 즐겁게 한다. 돌집식당에서 관광주민증을 제시하고 2000원짜리 병 음료를 무료로 받았다. 이 외에도 관광주민증으로 카페 ‘삼봉이네’에선 망고빙수를 1000원 할인받고, 단양을 주제로 한 기념품 가게 ‘단양노트’에선 모든 상품을 1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좋았다.

단양은 당일치기로 혼자 다녀왔지만 다음번엔 가족과 함께 ‘나만의 기차여행 만들기’로 1박2일 여행을 떠난다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