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지주사 전환 퍼즐 '부광약품 지분 30%' 충족 과제

조회 1402025. 3. 27.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서울 동작구의 부광약품 사옥 /사진 제공=OCI, 부광약품

OCI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서 마지막 퍼즐은 부광약품이다. 2023년 9월 OCI홀딩스는 '상장 자회사 지분 30%'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출범했다. 당시 2년의 유예기간을 받은 OCI홀딩스는 올해 9월까지 부광약품 지분 약 19%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OCI그룹은 2023년 9월22일 사업회사 OCI와 지주회사 OCI홀딩스 분할에 따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완료했지만 '자회사 지분 규제'가 숙제로 남았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르면 상장 자회사일 경우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비상장사라면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아직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회사는 부광약품,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다.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는 비상장회사로 OCI홀딩스(40%), 한국서부발전(28%), 농협은행(26.58%)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OCI홀딩스는 지분을 서부발전 혹은 농협은행에 늦어도 2024년 중에 매각하려 했지만 실행하지 못했다. 다만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의 장부가치가 2억7680만원으로 소액인 데다 공시 의무도 없는 비상장회사라 매각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광약품은 지분가치가 수시로 변하는 상장사로 추가 취득해야 할 지분도 19%에 달한다.

현재 OCI홀딩스의 부광약품 지분은 11.32%다. OCI홀딩스는 2년 내 '지주사 행위 요건'을 맞추겠다는 조건으로 출범해 올해 9월이 '부광약품 지분 30% 확보'의 데드라인인 셈이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태양전지 및 반도체웨이퍼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을 키우면서도 벤처 투자를 시도하는 등 제약 사업에 애정을 보였다. 그러다 OCI는 2022년 부광약품 오너일가인 김상훈 전 사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10.90%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비앤오바이오'라는 합작사로 OCI와 부광약품이 손발을 맞춘 적도 있다. 또 이 회장과 김 전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 동문으로 친분이 있다.

부광약품은 덱시드, 치옥타이시드 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와 간질환 치료제 레가론 등 처방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다. OCI가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는 조현병 치료제 루라시돈이 임상3상을 마친 데다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관련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도 개발 단계였다. OCI는 이런 신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게 봤다.

부광약품의 현재 시세는 4500원대로 OCI홀딩스가 지분 취득에 필요한 현금은 약 590억원으로 추산된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가 370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재원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OCI홀딩스는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아닌 기존주주의 지분을 취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연 부광약품 창업주의 지분 10.30%,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의 8.84%를 OCI홀딩스가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 창업주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또 정 부회장은 자문역이지만 1936년생으로 고령이다. 김 창업주, 정 부회장은 최대주주가 OCI홀딩스로 바뀐 뒤 주식을 매입하지 않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OCI홀딩스가 김 창업주, 정 부회장과 협상할 경우 매입 가격이 관건이다. '2·3대주주' 지분으로 '프리미엄'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OCI는 당시 시세의 2배인 주당 1만8900원에 주식을 매입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부광약품 지분 취득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향후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자료 제공=부광약품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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