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포차’ 있다고?…롯데월드서 쓰는 KT 멤버십 쏠쏠하네 [르포]
롯데월드에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어요. 검색해 보니 아는 사람만 아는 포토 스팟이더라고요? 몇 시간씩 기다려서 놀이기구를 탔더니 힘들었는데 KT 가입자라서 예쁜 공간에서 휴식도 하고 선물도 받아 좋아요.
지난 11일 매경닷컴이 찾은 KT의 Y포차는 평일 오후였지만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문화 체험을 즐기고 있었다.
성벽에 Y포차임을 알리는 민트색 조형물이 설치되고 새하얀 테이블 위로 주황빛 조명이 총총 떴다. 매직아일랜드와 석촌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롯데타워가 등 뒤로 우뚝 선 그림 같은 풍경에 힐링이 됐다.
Y포차란 KT가 매달 만 34세 이하 KT 멤버십 고객들을 위해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제휴사에 의지하는 전통적인 멤버십 프레임에서 벗어나 청년층에게 맞는 차별화된 혜택을 지향하고자 시행됐다. 이달에는 팝업스토어 형식을 빌린 오프라인 행사로 기획됐다.
단, 이곳은 이름만 포차일 뿐 주류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포장마차에서 다양한 메뉴를 팔듯, Y포차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하루에 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발걸음했다.
Y포차 입장 비용은 KT 멤버십 포인트. 단돈 1포인트만 소모하면 동반인과 함께 포차 입장, 이벤트 참여, 후기 작성 등을 할 수 있다. KT와 롯데월드는 Y포차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롯데월드 종합이용권을 55%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포함된 KT 요금제 가격을 맞히면 돌릴 수 있는 룰렛의 인기가 높았다. 아홉 개 구역으로 나뉜 룰렛에는 꽝이 하나도 없어 누구나 선물 수령이 가능했다. 요금제에 가입하면 매달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 하나씩 추가로 주어진다.
롯데월드타워가 카메라 렌즈 속으로 전부 들어올 수 있도록 기울여 설치한 거울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큐알 코드를 통한 인화까지 가능한 포토존도 준비돼 있었다.
도토리 캐리커처 부스 역시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도톰한 도화지에 상반신을 담아 주는데 완성까지 겨우 2분 남짓이었다. 다트 보드에 핀을 던져 프랜차이즈 카페 굿즈를 받은 커플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체험을 마치면 스태프가 팸플릿에 도장을 찍어 주는데, 모든 코너를 돌면 선물을 또 증정한다.
최서현 KT 매니저는 “신규 고객 모집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행사인 만큼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부분이 멤버십의 의의와도 상통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와 무거운 양손으로 돌아가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이택흔 KT 고객경험혁신담당 상무는 “추구하는 개성이나 방향이 명확한 고객층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멤버십 서비스로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직접 색다른 혜택을 만들게 됐다”며 “Y세대(1990년대 초중반 출생자)가 아닌 직원과 임원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저 제작비를 지원하는 역할일 뿐”이라며 웃었다.
Y퓨쳐리스트로 활동 중인 한 대학생은 “날씨가 좋고 시험도 끝난 상황에서 Y세대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뭘까를 고민했는데, 팝업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이나 백화점이 아닌 롯데월드가 떠올랐다”며 “대학생 신분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험 끝에 나온 결과물에 감동했다”라고 전했다.
박미숙 롯데월드 마케팅부문장 상무는 “그동안 다른 기업과 함께 진행한 프로모션은 가격 할인 행사에 그쳐 아쉬웠는데, KT가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줬다”며 “죽은 공간을 살리는 획기적인 레퍼런스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Y포차 누적 이용 건수는 5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용 고객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 두 달 연속 Y포차 혜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현장 및 모바일 투표 결과를 반영해 매달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있다. KT는 앞으로도 Y고객과 소통하면서 멤버십 이용 빅데이터 분석을 고도화해 고객 맞춤 혜택을 발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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