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얼굴과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제주도. 트레킹 하면 제주도를 걷는 올레길이 빠질 수 없다.
제주 올레란?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하는 방법. 오래전부터 제주 사람들이 걸어 다녔던 길을 찾아 지워지지 않도록 잇고 보존해 자연 그대로의 길을 선물한다. 제주의 자연은 물론, 역사와 문화, 신화 등 많은 것을 마주할 수 있는 길. 지난 2007년 1코스를 시작으로 제주도의 다양한 얼굴을 만날 수 있는 27개의 코스가 만들어졌으며, 현재 총 길이는 437km다. 지금까지 2만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완주한 우리나라 대표 트레킹 성지로, 올레길의 가치는 일본 규슈와 몽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간세
조랑말 조형물인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이자 이정표다. 간세의 머리가 향하는 쪽이 길의 진행 방향이다.
화살표
돌담과 전봇대에 곳곳에 설치된 화살표. 파란색 화살표는 정방향으로 걸을 때 진행 방향, 주황색은 역방향으로 걸을 때 진행 방향을 알려준다.
1-1코스
총 길이 13.2km 소요시간 4~5시간 난이도 ★★
천진항 – 홍조단과해빈 – 하우목동항 – 산물통 입구 – 파평윤씨공원 – 하고수동 해수욕장 –우도 담수장 - 천진항
우도는 땅콩에 더해 낭만적인 자연 풍경으로 유명하다. 푸른 바다, 천국 같은 초원, 검은 돌담과 등대가 어우러진 풍경. 사시사철 우도를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소가 누워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우도라 이름 붙은 섬. 제주도 62개의 부속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인 우도는 성수기에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때문에 한적한 트레킹을 원한다면 겨울 시즌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1-1코스는 우도에 배가 정착하는 천진항이나 하우목동항 중 한곳에서 출발한다. 항구에서 출발해 우도의 한적한 마을길부터 우도의 부속 섬 비양도까지 관망할 수 있다. 우도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우도봉이다. 오름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정상부이자 우도의 머리를 우도봉, 혹은 소머리오름이라 하는데, 제주도의 매서운 바람에 깎여 단층이 훤히 보이는 기암절벽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7-1코스
총 길이 15.7km 소요시간 4~5시간 난이도 ★★서귀포버스터미널 앞 – 엉또폭포 – 고근산 정상 – 하논분화구 – 걸매생태공원 –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서귀포버스터미널을 출발해 비밀의 폭포인 엉또폭포를 지나 고근산을 오르고, 제주도 유일한 논으로 논둑길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하논분화구, 한라산과 천지연폭포가 보이는 걸매생태공원을 거쳐 제주올레여행자센터까지 가는 코스. 다른 오름에 비해 비교적 높은 고근산을 오르기 때문에 다른 코스에 비해 고도가 높은 편이다.
출발지에서 도심을 지나면 가장 먼저 천연 난대림 사이에 숨어 있는 엉또폭포를 만난다. 높이 50m의 웅장한 자태에, 비가 내리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볼 수 있다. 엉또폭포 다음으로 만나는 고근산이 7-1코스의 묘미다. 주변에 다른 산이 없이 홀로 외로운 산이라 이름 붙었다고 전해진다. 그 때문에 정상에서 가리는 것 없이 탁 트인 서귀포의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고근산에서 내려오면 국내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인 하논분화구를 만난다. 용천수가 나오는 평탄한 땅인 덕에 논농사를 지을 수 있다. 조용한 시골 마을 논의 풍경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한다.
10코스총 길이 15.6Km 소요시간 5~6시간 난이도 ★★
제주올레 공식안내소 – 화순금모래해수욕장 – 사계어촌체험마을 – 송악산주차장 – 송악산 전망대 – 섯알오름 주차장 정자 – 하모해수욕장 – 하모체육공원
가장 인기가 많은 올레 코스 중 하나로, 마라도와 가파도가 떠 있는 해안 절경과 산방산, 송악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코스의 초입에서 만나는 화순금모래해변에서는 금 성분이 함유되어 짙은 금색 빛을 띠는 모래를 관찰해 보자. 원래 초반 코스는 황우치해변으로 이어졌으나, 훼손이 심해 휴식기를 거친 후 산방산 둘레길로 우회하는 코스로 대체됐다.
10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끝없이 펼쳐지는 해안 길과 산방산, 송악산이다. 80만 년 전에 형성된 종 모양의 용암 덩어리인 산방산은 제주 서남부 어디에서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우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용머리해안이 산방산 자락에 위치한다. 용이 바닷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라 해서 용머리해안이라 불리는 이곳은 수 천만 년 동안 쌓여온 사암층이 파도에 깎이며 절벽이 된 모습이다. 송악산은 세 번의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세 개의 분화구를 가진 화산체로, 해송으로 덮여 있어 송악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1코스총 길이 17.3Km 소요시간 5~6시간 난이도 ★★하모체육공원 – 대정여고 – 모슬봉 정상 – 정난주마리아성지 – 신평사거리 – 신평곶자왈 – 정개왓광장 - 무릉외갓집
삶과 죽음, 근현대사가 녹아 있는 길에서 차분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코스. 하모체육공원에서 출발해 모슬포 평야지대에 솟아 있는 모슬봉, 신유박해 당시 제주에 유배된 정난주 마리아의 묘, 올레에 의해 처음 공개된 신평-무릉 간 곶자왈을 지난다.
대정여고를 지나면 마주하는 모슬봉은 모래의 방언인 ‘모살’과 물가를 뜻하는 ‘개’가 합쳐져 모슬개오름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육군 훈련소가 있어 비밀스러운 공간이었고, 때문에 정상으로 가는 길은 잊혀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통해 정상부로 올라가는 옛길을 복원했다. 길의 후반부에는 신평-무릉 간 곶자왈이 등장한다. 제주말로 숲을 ‘곶’, 나무나 덩굴 따위가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한 곳을 ‘자왈’이라 해 곶자왈이라 부른다. 신평-무릉 간 곶자왈은 온기를 간직하고 수분을 머금고 있어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 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숲이다. 한겨울에도 삭막하고 건조한 숲이 아닌 따뜻하고 푸른 숲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14-1코스
총 길이 9.3Km 소요시간 3~4시간 난이도 ★
저지예술 정보화마을 – 강정동산 – 저지곶자왈 – 문도지오름 – 저지상수원 – 오설록 녹차밭나무와 넝쿨이 만든 긴 터널, 저지곶자왈과 억새가 아름다운 문도지오름, 끝없이 펼쳐진 오석록 녹차밭을 만날 수 있는 코스. 자연의 경이로움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중간에 편의점 등이 없어 미리 행동식과 물을 준비해야 한다.
인기가 높은 저지곶자왈은 상록활엽수가 빽빽하고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혹은 숲에 안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줘 겨울에도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걷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저지곶자왈을 걷다 보면 완만한 문오지오름을 오르게 된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10분이 안되는 오름이다. 말 방목지인 정상에서 평온하게 풀을 뜯는 말들을 마주친다. 오름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걸으면 녹차밭에 도착한다. 오설록티뮤지엄에서 따뜻한 차 한 잔 즐기며 트레킹을 마무리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