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이상 고통받은 ‘근생빌라’ 피해자 1천명, 법안 발의에 구제 문 열릴까

불법 개조 사실을 모르고 ‘근린생활시설 빌라’(근생빌라)를 매입한 피해자들이 6년 이상 이행강제금 부과 등 고통에 방치된 가운데 관련 특별법이 처음 발의돼 피해구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국회에 따르면 근생빌라를 양성화하는 내용의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성남중원)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그동안 고시원, 소매점 등 근린생활시설 전반에 대한 법안들은 지속 제기된 반면 근생빌라를 특정해 발의된 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완공된 특정건축물(근생빌라)에 한해 합법적으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한시적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근생빌라는 주로 건축주가 영리를 위해 건축법상 필요한 주차 공간을 없애고 1~2층을 높이는 등 불법 개조한 건축물이다. 일부 층을 근린생활시설로 사용 허가를 받고 주거용으로 무단 용도 변경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근생빌라 세대 분양자가 구매 이후에 불법 사실을 드러날 경우,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은 건축주 대신 최종 매수자에게 부과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피해자들은 현재 6년 이상 금전적 손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생빌라는 은행에서 위법건축물로 분류돼 대출도 받을 수 없어 구매하려는 매입자도 없는 상황이다. 거주하면서 지자체가 부과할 때마다 내야하는 이행강제금은 세대의 시가표준액에 따라 한 해에 300만~800만원 정도다.
이에 발의된 법안이 피해 구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300여명의 피해자 단체를 중심으로 상임위 통과와 공동발의 요청 등의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근생빌라 피해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2018년 47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 참사 이후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가 대대적 단속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근생빌라를 구입한 주민들이 대거 발견됐다.
경기도 내에선 구도심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 수원시 팔달구와 성남시 중원구, 수정구 등이 대표적이다.
근생빌라 분양 피해자 모임 측이 추산하는 수도권 피해자는 1천명 이상이다. 성남 중원구에서만 300여명으로 추산돼 가장 피해가 컸다.
근생빌라 피해자인 장모(40대)씨는 “2017년 처음 빌라를 구입하고, 2년 이상 모르고 살다가 2019년 불법 건축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후 현재까지 거주하며 350만원 이상의 이행강제금을 2번 내는 등 경제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도권에 1천명이 넘는 피해자들은 여전히 건축주가 ‘먹튀’한 주거지를 샀다는 이유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건 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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