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폐지되는 단통법, 정보 취약계층 '호갱' 전락 우려
추가지원금 상한 폐지·페이백 허용
판매점마다 지원금 수십만원 차이
정보 취약계층 혜택 보기 어려울 듯
한국소비자원 "고령층 피해 주의"
전문가 "정보 제공 지원정책 필요"

"단통법이 뭔데요? 우리 나이 되면 그런거 잘 몰라요."
10년 넘게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규제해왔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22일 폐지됐다. 보조금 규제가 해제되면서 소비자 권익 향상이 기대되지만, 반대로 고령층과 같은 정보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단통법이 폐지된 이날 휴대전화 구매 성지라 불리는 수원 A대리점은 번호이동, 기기변경, 고액 요금제 등의 조건에 따라 삼성 Z플립7(256GB)을 최고 29만 원, 폴드7(256GB)는 122만 원에 판매 중이었다.
반면, 수원 B대리점은 같은 기종을 각각 최고 58만 원, 165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같은 단말기여도 정보 유무에 따라 40만 원가량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판매점마다 지원금이 상이하다보니 같은 단말기여도 디지털 정보에 취약한 노년층 등은 비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국소비자원도 이날 단통법 폐지와 관련해 "고령 소비자들의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보 취약계층은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져 일상적인 소비생활을 할 때 소비 편익을 누리기 어렵다. 단통법 폐지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며 "일차적으로 정보 취약계층을 보호하려면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가격정보나 비교정보 등을 제공하거나, 교육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단통법이 폐지되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에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 공시 의무가 폐지됐고,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제한했던 판매점의 추가 지원금 상한도 사라졌다. 게다가 이면계약으로만 가능했던 '페이백'(사은품·사은금)도 허용된다.
단통법 폐지에 따라 시행되는 요금제별, 가입유형별 지원금은 소비자들이 직접 이동통신사 차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인터넷 등을 확인해야 한다.
앞서 단통법은 소비자 권익 증대 및 이동통신사 간의 건전한 경쟁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도입됐다. 하지만 관련 법으로 인해 단말기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고, 이동통신사만 배불려준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11년 만에 사라졌다.
이성관·이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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