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 티켓은 LG가 거머쥐었다, KT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

양승수 기자 2024. 10. 1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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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시리즈 MVP 임찬규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와 LG의 경기에서 6회초 LG 선발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LG가 마침내 대구행 티켓을 손에 거머쥐었다. 11일 잠실에서 열린 KBO(한국야구위원회)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LG 트윈스가 KT 위즈를 4대1로 꺾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LG는 선발 임찬규가 노련한 투구로 경기 내내 KT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LG 승리의 주연은 단연 선발 투수 임찬규였다. 이날 임찬규는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KT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7회 마운드에 올라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교체가 됐지만, 그전까지 날카로운 체인지업과 빠른 직구로 KT 타자를 차례로 요리했다. 경기에 앞서 염경엽 LG 감독은 “오늘 가장 중요한 승리 요건은 임찬규가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 염 감독이 바란 그 역할을 100% 해냈다.

이날 임찬규는 1회와 2회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3회 안타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다른 세 타자를 땅볼, 뜬공,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도 KT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를 128km의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압권이었다. 수비도 도왔다. 2회 선두타자 강백호가 우측담장을 맞추는 안타성 타구를 쳤지만, 우익수 홍창기가 재빠르게 잡은 뒤 정확한 송구로 강백호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임찬규는 6이닝 3피안타 2볼넷 1실점 5탈삼진으로 활약하며 준PO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그는 KT를 상대로는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일 2차전에서도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으로 호성적을 올리며 MVP로 선정된 바 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손주영이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뉴스1

7회 위기 상황 마운드에 나선 손주영은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고, 9회 마무리투수로 나온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번 시리즈 5경기 내내 불펜으로 활약한 에르난데스는 준PO(단일시즌) 최다 경기 출전(5경기) 타이 기록을 세웠다.

LG는 1회부터 점수를 내며 앞서나갔다. 신민재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LG는 오스틴 딘의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KT 선발 엄상백의 빠른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며 1-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진 타석에서 오지환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김현수가 우측 담벼락을 맞추는 강력한 2루타로 신민재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LG는 3회말에도 추가점을 냈다. 오스틴의 타석, 1루에 있던 신민재가 2루로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가 2루수를 향해 던진 공이 신민재 발에 맞고 튀어오르는 행운이 겹치면서 신민재는 3루까지 진루하며 준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도루 신기록(5도루)을 세웠다. 이어 오스틴 딘이 희생 플라이를 쳐내며 신민재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3-0을 만들었다.

11일 오후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와 KT의 경기, LG 공격 3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1루주자 신민재의 도루가 성공한 동시에 KT 수비 실책으로 공이 빠지고 있다. /뉴스1

KT는 7회초, 장성우의 안타와 강백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LG는 투수를 손주영으로 교체하며 위기를 넘기려 했다. KT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가 됐지만, 손주영은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배정대도 1루수 앞 땅볼로 2루에서 1루 주자를 처리하면서 KT에게 단 1점만을 허용했다. 이어 손주영은 2사 1, 3루 상황에서 오윤석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완벽히 차단했다.

7회에도 LG의 ‘발야구’가 빛을 발했다. 박해민이 안타로 출루한 뒤, 1루에서 2루까지 도루를 시도했다. 이때 KT 포수 장성우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1사 3루를 만들었고, 문성주가 내야 안타를 치며 4-1로 앞서나갔다. 이날 LG는 2011 시즌 SK(6개)를 제치고 준PO 단일 시즌 팀 최다 도루 신기록(12개)도 세웠다.

결국 KT의 마법은 여기까지였다. SSG와 타이브레이크 끝에 5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한 KT는 두산에게 2경기 내리 이기면서 사상 최초 와일드카드 업셋을 만들며 준PO에서 LG를 만났다. 극적인 4차전 끝에 2승 2패를 만든 KT는 이날 LG에 패하며 마법 같은 가을을 여기서 끝마쳤다. KT 선발 엄상백은 2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패배를 기록했고, 손동현 1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소형준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고영표 1과 3분의 1이닝 1실점, 벤자민 3분의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LG는 PO에 선착한 삼성과 2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오는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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