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간 1천만본 생산”..미쉐린, 친환경 람차방 타이어 공장 가보니
[촌부리(태국)=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근로자와 미래를 위한 미쉐린의 결과물”
지난 21일 오전 9시께, 태국 파타야에 위치한 미쉐린 람차방(Laem Chabang) 공장을 찾았다. 미쉐린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10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곳은 아시아 내 생산량의 25%를 소화해 내는 만큼 아태지역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공장 주변은 조용함을 넘어 ‘적막함’이 느껴졌다. 그저 무색무취의 상쾌한 바람만이 취재진을 감쌀 뿐이다. 공장 외부는 생기 넘치는 푸른 잔디와 열대 나무, 한편에 활짝 피어난 ‘꽃’으로 가득했다. 기름때가 잔뜩 묻은 채 곡예 운전을 펼치는 지게차도, 사람과 차들이 뒤엉킨 모습도 람차방 공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공장 내부도 비슷했다. 먼지와 분진은 보이지 않았으며, 아이를 임신한 만삭의 근로자가 마스크 없이 근무할 정도로 쾌적했다. 아울러 외부의 온도가 내부 온도 대비 3도가량 높은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한 미쉐린의 노력 덕분이다. 근시적 목표는 2030년까지 과학 기반 감축 목표인 BSTI를 설정해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친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쉐린은 지난 2019년 해당 공장의 동력을 ‘스팀 방식’에서 ‘전기 방식’으로 전환했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자체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적극적으로 지양한다. 덕분에 열이 많이 발생하는 ‘타이어 경화 작업’ 시에도 열이 거의 배출되지 않아 쾌적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는 것.
이는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 개선으로 이어졌다. 근무 인원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해 타이어의 운반과 조립 등, 단순히 노동력만을 필요한 공정을 자동화시킨 것이다. 덕분에 1본의 타이어가 생산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단 15분. 불량률도 1%가 채 되지 않는다.
미쉐린 관계자는 “우리는 생산 공정이 100% 자동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기술은 근로자를 돕기 위한 수단일 뿐.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고 밝혔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한 여성 근로자들도 어려움 없이 근무가 가능하다. 실제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는 3000명의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25%에 달한다. 아울러, 신체가 불편한 장애우 근로자들도 타이어 생산이 가능해졌다. 청각장애를 가진 직원들도 RFID 기술 기반의 ‘타이어 추적 작업’에 참여해 전문성을 발휘한다.
이러한 노력 끝에 미쉐린의 탄소 배출량은 2010년 대비 44% 감소했으며, 산업 구역 내 탄소 배출량 16.1% 하락했다. 반면 재활용률은 28% 증가했으며 에너지 효율성은 2.9% 올랐다.
미쉐린 타이어의 평균 가격대는 경쟁사 동급 제품 대비, 많게는 30%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성능’ 덕분에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업계의 선두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쉐린은 탄소 배출량이 ‘0’에 수렴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경영 측면에서는 ‘수익성‘과 ‘친환경’은 상충되는 개념인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허나 미쉐린의 고집은 확고했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만 다음 세대에도 업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
이에 관해, 기자와 람차방 공장에서 만난 미쉐린 아시아·태평양 파피랑 마뉴엘 총괄은 “미쉐린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함이 아니다”며 “환경을 지키는 일은 인류 공동체 모두의 책무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다. 이에 화석 연료의 비중을 계속 줄여나갈 예정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어 업계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미쉐린이 타파해 낸 것으로 보인다. 미쉐린의 제품이 저렴하지는 않다. 그러나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보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것임을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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