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시국에도 서울 분양시장 열기는 '후끈'…"더 치열해질 수도"
서울 청약시장이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 전반이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공급 정책 일정 차질로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할 우려가 있어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청약열기는 가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접수해 평균 482.8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전용면적 84㎡ D형은 826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한 성북구 삼선2동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260가구 모집에 6942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26.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1순위 마감했다. 전용 59㎡ C형은 경쟁률이 30대 1을 넘었다.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은 이보다 앞선 6일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139가구 모집에 4960명이 청약했고 평균 35.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59㎡ A형에서 나왔다. 59㎡ A형 경쟁률은 60.8대 1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아파트 3개 단지 모두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한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분양가 상승세가 계속되는 시점에서의 내 집 마련 의지가 정치적 불안감을 이긴 것"이라며 "주택 매매시장은 투자 수요가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위축될 수 있지만 분양은 실수요로 움직이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입지 등 개별 단지의 장점도 수요자들이 몰린 배경이다.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서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역세권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보다 저렴하고 실거주 의무도 없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1억7120만원으로 인근 단지 실거래가보다 8억 원가량 낮다.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도심권 대단지(총 1223가구)로 조성되며 종로생활권에 속해 중심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나다. 도보권에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6호선·우이신설선 환승역 보문역이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기도 하다. 도보권에 다수의 초·중·고와 10개의 대학 캠퍼스가 있어 교육 여건도 좋다.
힐스테이트 등촌역은 9호선 등촌역이 도보권이라 여의도와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환승 없이 빠르게 이동 가능하고 초·중·고가 인근에 자리했으며 목동 학원가도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 최근 10년간 공급된 아파트가 600가구 미만에 불과했다는 점도 많은 청약자가 찾은 이유로 꼽힌다.
송 대표는 "분양가는 물론이고 전월세가 계속 오르고 있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고 현 정부가 추진하던 신도시 재건축·조성 등의 공급 정책도 지연될 우려도 존재한다"며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등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곳은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