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3'과 '기리고', '짬뽕 드라마'가 아닌 '전문 요리'의 강함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 2026. 5. 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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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3'·'기리고', 복합장르 대신 '한 우물'… "안 볼 줄 알았는데 보게 된다"

[미디어오늘 원순우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대표]

▲티빙 '유미의 세포들 3' 스틸컷.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이 MBC <21세기 대군부인>, 그리고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쏠려 있는 사이, 조용히 공개된 두 편의 OTT 오리지널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티빙의 <유미의 세포들3>, 그리고 넷플릭스의 <기리고> 이야기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 모두 공개 전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실사와 에니메이션이 결합된 100% 로맨스 장르 <유미의 세포들3>, 그리고 “또 고등학교 X 호러”라는 반응을 피하기 어려웠던 <기리고>는 모두 대중적 기대보다는 특정 취향층에 가까운 작품으로 인식됐다. 실제로 <유미의 세포들3>는 기존 시즌 팬과 1020 여성층, <기리고>는 오컬트 기반 학교 공포물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중심이었다. 이 외 시청자들에게는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까지 장벽이 존재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유미의 세포들3>는 공개 첫 주 TVOTT 화제성 드라마 부문 3위로 출발한 뒤, 2주차에는 화제성이 2배 이상 증가하며 XL급 규모로 2위까지 상승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리포트에서 대표 댓글로 꼽힌 “이 드라마의 유일한 오점은 8화가 마지막이란 것이다”라는 글은 이 작품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맨스 코미디 장르에서 이처럼 부정 반응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는 이례적이다.

화제성 상승의 요인으로는 남자주인공 김재원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극 중 순록 역을 맡은 그는 시즌 1 안보현, 시즌 2 박진영 대비 출연자 화제성 점수가 2배 이상 높다. 시청자 반응 역시 직관적이다. “순록 때문에 연하남 만나고 싶어졌다”, “순록이 눈 보니까 바로 몰입이 된다”, “청량미 있고 연기도 잘하고”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핵심은 단순한 스타 효과를 넘어선다. 철저히 1020, 나아가 30대 여성까지 겨냥한 로맨스 설계가 정교하게 작동한 것으로 드러난다. 결국 <유미의 세포들3>는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층에게 정확히 맞춘 작품이 얼마나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지를 보여준다.

▲넷플릭스 '기리고' 스틸컷.

<기리고>의 공개 전 화제성 순위는 24편 중 22위에 불과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서는 이례적으로 낮은 출발이다. 그러나 공개 이후 첫 주 5위, 2주차에는 화제성이 70.9% 증가하며 4위로 상승했다. 특히 1만9000점대 화제성은 통상 1위도 가능한 수치였지만, <21세기 대군부인>, <유미의 세포들 3>, <모자무싸>와 같은 강력한 경쟁작과 맞물리며 4위에 자리했다.

이 작품의 경쟁력은 스토리와 연기에서 나온다. “마구잡이로 놀래키는 공포가 아니어서 좋았다”, “스토리가 뻔한 클리셰가 아니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란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배우 라인업은 전소영, 강미나, 노재원, 김시아, 전소니, 백선호, 현우석 등 대형 스타 중심이 아닌 구성이다. <기리고>는 화려한 요소 대신 장르의 본질에 집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과를 보여줬다.

두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복합장르가 아니라, 단일 장르의 완성도다.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는 다양한 연령층과 취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여러 장르를 결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로맨스, 미스터리, 코미디, 액션을 한 작품 안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026년의 K-시청자는 이미 이러한 '혼합 전략'을 간파할 만큼 정교해졌다. 감정을 확장시키기보다, 오히려 의도를 읽고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대로 특정 취향에 집중한 작품은 마니아층의 강한 만족을 이끌어내고, 이 만족이 입소문으로 확산되며 비선호 시청자까지 끌어들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유미의 세포들3>와 <기리고>가 각각 화제성 2위, 4위까지 올라선 결과에 대한 현상을 요약하면 이렇다. 모든 것을 넣은 '짬뽕 드라마'보다 확실한 맛을 가진 '전문 요리'가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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