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끝내 허락하지 않은 핵심 전투 기술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지 않는 군사기술 중 가장 상징적인 사례가 바로 협동교전능력(CEC·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이다. 이 체계는 여러 전투함과 항공기의 센서를 하나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전장을 감시하고, 모든 플랫폼이 동시에 같은 목표를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궁극의 네트워크 기술이다. 쉽게 말해 미국 함정이 적 미사일을 포착하면, 다른 기지가 즉시 정보를 공유해 요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체계다. 미국은 일본과 호주에는 해당 기술을 이전했지만, 유독 한국에는 제공을 거부했다. 겉으로는 기술 보안상의 이유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빠른 기술력과 자체 개발 능력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해석한다. 만약 한국이 CEC를 완전히 습득한다면, 이지스 전투체계를 독자적으로 국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같은 동맹국인데 왜 한국만 제외됐나’
CEC 기술 이전 거부는 한미 동맹 내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본은 이미 미 해군과의 CEC 연동이 완료되어 실시간 탐지와 요격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으며, 호주 또한 이 체계를 도입해 미군과의 작전 연합성을 강화했다. 반면 한국은 미국 해군과 같은 이지스 시스템을 운용하면서도, 각 함정이 독립적으로 작전해야 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시 작전 능력의 효율과 직결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무기가 발사될 경우, 한국의 함정들은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하기에 탐지부터 요격까지 시간이 더 소요된다. 미국이 왜 한국을 예외로 둘까. 방산 전문가들은 “CEC를 통해 이지스 전체 시스템의 구조와 암호 알고리즘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핵심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 분석한다.

한국이 선택한 자주 기술의 길
CEC 기술의 이전이 막히자 한국은 의존 대신 독자 개발이라는 길을 택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 연구소는 2024년부터 ‘한국형 통합전투·교전체계(K-CEC)’ 개발을 본격화했다. 목표는 단순한 복제 수준이 아니라, CEC보다 더 빠른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 전장 판단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다. 기존 CEC는 미군과 미 동맹국 간 특정 주파수로 작동하기 때문에 응용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한국형 체계는 통신망 환경이 서로 다른 함정과 항공기, 무인 체계까지 모두 통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특히 한국의 KDDX 차세대 구축함, 충남급 호위함, KF-21 전투기 등이 하나의 전투망 안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 난이도는 매우 높지만, 한국은 독자적 센서 융합 기술과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을 확보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르게 진화하는 한국 해군 네트워크
한국 해군이 추진 중인 ‘지능형 해양 전투체계’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전력이 스스로 판단하고 협력하는 분산형 구조를 목표로 한다. 쉽게 말해 하나의 센서가 장애를 겪더라도 전체 네트워크가 즉시 보완하며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 체계가 완성되면, 한 대의 이지스함이 아닌 전체 함대가 하나의 거대한 두뇌처럼 움직이게 된다. 방위산업계는 이를 인간 두뇌의 신경망에 비유한다. 데이터가 해상과 공중, 우주 감시체계에서 동시에 수집되어 AI가 바로 위협 우선순위를 결정하면, 요격체계가 지체 없이 작동한다. 한국은 이를 ‘실시간 자율 협동전투 시스템’으로 명명하고 있으며, 이미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미군의 CEC보다 평균 반응 속도가 1.3배 빠르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미국이 우려하는 한국 기술의 잠재력
한국의 기술은 CEC 이전 없이도 이미 경쟁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 미국이 기술 제공을 꺼리는 이유가 단순히 정보 보호 때문만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독자적인 위성 감시망, 탐색용 레이더, 전술 데이터링크(LINK-KL) 등 통신 네트워크 운용 경험이 풍부하다. 이 모든 기술이 결합될 경우, 기존 미 해군체계와 비슷하거나 한층 진보한 형태의 교전망이 가능해진다. 미국이 만약 이 기술 공유 범위를 한국에까지 확대한다면, 향후 자국 기술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경쟁국이 등장하는 셈이다. 실제로 미 의회 내에서도 “한국은 기술지식 흡수 속도가 빨라 단기간 내 동등 수준 체계를 가질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가 논의된 바 있다. 결국 미국의 거부는 한국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기술적 방어선’ 성격이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제약을 넘어 기술 독립의 시대를 열자
한국이 CEC 기술 없이도 자체 전투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군사주권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미국의 기술 장벽이 단기적으로는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산 시스템의 자립을 이끈 촉매가 되었다. 이미 한국 해군은 유무인 복합 전투함, 인공지능 지휘체계, 위성 연동항법 등 차세대 전투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후발 주자가 아닌,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방위산업 국가로서의 도약을 의미한다. 외부의 제약이 오히려 혁신의 동력이 된 지금, 한국은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주 국방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전투의 규칙을 남이 아닌 우리가 만드는 시대를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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