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11년 전 BTS가 나선 골프장 콘서트… 지역 상생 모델 됐다
전 세계 팬 몰리는 대형 K팝 축제로
골프장 인식 바꾸고 지역 경제 특수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 앞 소칼로 광장은 5만명 인파로 가득 찼다. 현지 공연을 앞두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초대를 받고 대통령궁을 방문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보려는 ‘아미’(BTS 팬덤)들이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BTS가 한 번 공연할 때마다 1조45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멕시코 공연을 비롯한 BTS의 이번 월드투어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0.5%인 92조7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생성된다는 분석도 있다.
BTS는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우리나라 국격 상승과 경제·문화 패러다임을 바꾼 하나의 거대한 ‘신드롬’이다. 그런 BTS가 글로벌 슈퍼 그룹으로 성장하기 전 국내 골프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재능 기부 형식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 소재 서원밸리CC에서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는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사진)다. BTS는 11년 전인 2015년 콘서트에 출연했다. 당시 콘서트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출연진 명단에 포함된 방탄소년단을 보고 “인근 광탄면 소년 합창단인가”라고 묻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보그룹(회장 최등규)과 서원밸리CC(대표 정석천)가 공동 주최하는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는 폐쇄적이고 문턱 높은 골프장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는 ‘문화 공간’이자 ‘나눔의 장’을 만들기 위해 2000년 처음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누적 관람객 62만명을 돌파했다. 관람료는 무료이지만 자선 바자회, 캘러웨이 이벤트, 먹거리 장터 등에서 발생한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자선 기금으로 적립한다. 누적 자선 기부액은 7억3000만원이다.
지금까지 콘서트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200여팀이다. 행사 규모가 글로벌 K팝 축제로 커지면서 매년 20팀이 넘는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BTS뿐 아니라 아이유, 워너원, 비스트, 걸스데이, 슈퍼주니어, 백지영, 장민호, 송가인 등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수많은 스타들이 이 무대에 섰다. 이들 모두 100%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했다.
단순한 기업 사회 공헌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 발자취를 남긴 그린콘서트가 미친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골프계에 미친 영향이다. 과거 골프장은 ‘귀족 스포츠’이자 폐쇄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그린콘서트는 골프장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잔디(페어웨이)를 아낌없이 개방해 아이들의 놀이터로, 벙커를 씨름장으로, 페어웨이를 주차장으로 변모시켰다. 이는 골프장이라는 공간의 개념을 바꾸고 대중화를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골프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수억원의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 골프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획기적 시도를 통해 골프계가 사회와 상생하고 이웃을 돕는 ‘공익적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둘째, 문화·예술계에 미친 영향이다. 초창기 지역 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로 출발했던 그린콘서트는 점차 국내 정상급 아이돌과 트로트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형 콘서트로 성장했다. 이제는 전 세계 K팝 팬들이 이 시기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 ‘글로벌 골프장 한류 축제’라는 유일무이한 브랜드를 구축했다. 대형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이 상업적 이익을 떠나 나눔의 가치를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력이다. 콘서트 관람객들은 잔디 위에서 공연을 즐기면서 현장 바자회나 먹거리 판매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한다. 이곳에서 모인 수익금 전액은 사랑의 휠체어 운동본부, 파주 보육원 등에 전액 기부된다.
또 매년 4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파주 지역에 몰리면서 인근 숙박업소, 식당 등이 특수를 누린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지역 사회의 관광 산업 및 경제 발전과 어떻게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역 상생 모델’이 된 것이다.
요약하자면 서원밸리 그린콘서트는 골프장 잔디밭을 모두의 놀이터로 개방함으로써 골프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전 세계 K팝 팬들이 찾는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즐기면서 기부하는 생활 속 자선 문화를 깊이 뿌리내리게 했다.
22회째인 올해 그린콘서트는 오는 30일 개최된다.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트로트 가수 장민호 손태진 박군 최수호 오유진 은가은, 발라드 가수 백지영 알리 허각 신용재 임한별 정동하, 그리고 R.ef 노이즈 김창열 박학기 이치현 등 24개 팀이 출연한다. 사회는 박미선·이봉원 부부가 맡는다.
기꺼이 골프장을 내준 최등규 회장을 비롯한 대보그룹 임직원, 콘서트 최초 기획부터 총감독까지 1인 다역을 마다하지 않은 이종현 국장, 그리고 콘서트에 재능 기부로 동참한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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