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가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마케팅으로 외형 키우기에 나섰지만, 표절 논란과 맞물린 소송 리스크가 재고 부담과 자금 압박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젠틀몬스터 대항마로 급부상했지만, 성장 속도만큼 비용과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루엘리펀트의 2025년 매출은 506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관리비는 104억원에서 350억원으로 급증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간 괴리가 벌어졌다.
표절 논란 뒤 재고 쌓이고 자금 부담 커져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형사 소송 규모는 31억원 수준이며, 우발부채로 토지와 건물, 임차보증금 등 108억원 규모 자산에 가압류가 설정된 상태다. 소송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300억~500억원 규모 벤처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대표이사 관련 사법 리스크와 경영 공백 우려로 투자 검토가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고 부담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재고자산은 23억원에서 63억원으로 174% 증가하며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69%)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7억원 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반영됐다. 이는 팔리지 않거나 가치가 떨어진 재고의 장부가를 낮춰 비용으로 인식한 것으로, 재고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재고자산회전율도 5.8회에서 2.8회로 떨어지며 재고 증가와 함께 재고 운용 효율이 악화됐다. 매장 확대에 따른 선제적 물량 확보 영향도 있지만, 브랜드 논란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일부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재무 부담도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123.9%에서 306.9%로 급등하며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단기간에 부채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28억원에서 337억원으로 급증해 유동성 압박도 커졌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단기 자금 대응 부담이 확대된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유출로 전환되면서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만으로 비용과 투자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차입 확대와 현금흐름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며 재무 안정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앞서 대표이사 관련 사법 리스크로 투자 유치가 일부 보류된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외부 자금 조달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장 늘리고 마케팅 쏟아부은 블루엘리펀트
경쟁 심화 속에서 비용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임차료는 12억원에서 88억원으로, 광고비는 25억원에서 53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 인테리어 비용은 40억원에서 145억원으로 급증했고, 임차보증금도 50억원에서 82억원으로 늘었다. 매장 인테리어와 공간 확보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됐다.
실제 확장 속도도 빠르다. 블루엘리펀트는 국내 매장을 2024년 말 기준 14개에서 현재 27개로 늘렸고 일본 시장에도 진출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매출 확대를 넘어 브랜드 접점을 넓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웨어 시장에서 젠틀몬스터와 경쟁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확장은 자연스러운 전략일 수 있다. 다만 소송 리스크와 재고 부담, 차입 확대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와 경영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성장의 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블루엘리펀트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매장 확대, 품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하향 조정됐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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