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불법파업에 모든 조치 불사…"끝장을 보겠다"
대통령실이 지하철 파업의 불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에 힘을 보태기 위한 정치파업으로 최종 결론 나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기류다.
이미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 차주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파업의 악순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고 선언했다. 일련의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노조의 파업은 '법과 원칙'을 관철하려는 윤석열정부의 이런 노력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보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에 이어 타격을 받고 있는 휘발유 수급 상황 등에 따라 추가 업무개시명령은 물론 올해 말까지 적용(일몰)되는 안전운임제의 폐지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본지 11월25일 보도 [단독]尹대통령, 안전운임제 일몰까지 각오…모든 조치 동원 참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는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안전을 볼모로 하거나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파업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날부터 시작된 서울지하철의 파업은 불법성이 있는지 파악 중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저녁 무렵까지만 해도 인력 감축안 유예 등으로 합의점을 찾아가던 노사 협상이 밤 10시쯤 돌연 결렬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협상 결렬을 선언한 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 측이 민노총 지도부를 만난 정황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근로조건 등이 아닌 정치적 목적의 파업을 했을 경우 불법파업으로 규정될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있는 상황에서 민노총 주도의 기획 정치파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실 표면적으로 내세운 파업의 이유는 구조조정 철회, 혁신안 철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금 본격화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다 연결돼있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시각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법률적 요건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연이어 있는 철도파업 등이 파업을 몰아치기로 집중해서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면 특단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재 노력은 서울시가 해야 하는 것으로 중앙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법규를 위반하고 노동시장의 규범들을 어기는 지 예의주시하면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것으로 올해 말 일몰된다. 당정은 일몰을 3년 연장하고 품목 확대는 추후 논의하자고 밝혔지만 노조가 거부하고 있다.
이대로 추가 조치가 없으면 내년 1월1일부터는 자연스레 안전운임제가 없어진다. 정부는 안전운임제가 실제 안전에 기여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오히려 안전운임제로 인해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역차별 논란이 벌어질 수 있고 적용받는 차주들도 안전운행이 아닌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데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운송사업자, 화물차주의 안전에 얼마나 그동안 기여했는지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일정 시간 운행 이후 휴식 시간을 정하는 등 새로운 입법을 해야할지도 검토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불법파업과 전쟁을 선포하고 법치주의 확립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관련자를 끝까지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조직화되지 못한 산업 현장의 진정한 약자들을 더욱 잘 챙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참모들은 "끝장을 보겠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파업 대응이 윤석열정부 노동 개혁의 시금석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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