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살해 후 저수조에 시신 유기한 30대 아들…“잔소리 때문” 자백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 구속
범행 부인하다 체포 이틀째 자백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서울 중랑구 면목동 자택에서 부친을 살해한 뒤 지하 저수조에 시신을 숨긴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30)씨가 5월30일 서울 북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친 살해 후 시신을 저수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범행을 자백한 피의자는 범행 이유에 대해 "잔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진술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30일 중랑구 면목동 아파트 5층 집에서 부친(70)을 흉기로 살해하고 지하 2층 저수조에 시신을 숨긴 혐의(존속살해·사체은닉)를 받는 김아무개(30)씨를 구속했다.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자폐 장애가 있는 김씨는 경찰 조사와 영장심사에서도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들어서야 "시신을 숨기기 직전 아버지를 살해했다"며 "평소 아버지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조만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에 대한 심리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시신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도 파악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29일 0시48분께 "지하주차장에 끌고 간 것으로 보이는 핏자국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 기계실 저수조 안에서 김씨 부친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같은 날 0시18분께 김씨가 저수조에 부친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혈흔이 지하 2층 저수조에서 5층 김씨 집까지 연결된 점과 신고를 전후해 집을 드나든 사람이 김씨와 부친밖에 없는 점, 김씨 방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김씨가 부친을 살해 후 시신을 은닉했다고 판단했다.

아파트 1층과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카메라를 청테이프로 가리는 김씨 모습이 찍혔다. 지하주차장 차량 블랙박스에도 김씨가 부친의 시신을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전날 오전 2시24분 김씨를 집에서 긴급체포하고, 같은 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