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벤틀리 플라잉스퍼, 근데 이제 전기모터 곁들인...
한국에서 실물 세계 최초 공개
지난 9월 10일, 벤틀리가 신형 플라잉스퍼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서울 동대문구에 자리한 벤틀리 타워에서 실물을 볼 수 있었다. 벤틀리가 4세대 플라잉스퍼의 세계 최초 공개 무대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 역시 판매량 때문이었다. 2023년 플라잉스퍼는 한국 시장에서 누적 2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플라잉스퍼 판매량이 세 번째로 높다. 벤틀리가 살뜰히 챙기는 시장이라니…. 한국 정말 많이 컸다
잠깐 4세대 플라잉스퍼라고?
맞다. 생김새는 3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벤틀리는 4세대라고 말한다. 벤틀리는 “파워트레인과 섀시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화에 가까운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며 4세대라고 일컫는 이유를 설명했다. 핵심은 V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기존 플라잉스퍼의 꼭짓점이었던 W12 엔진을 대신한다. 벤틀리는 W12 엔진에 이별을 고했다. 마법같은 주행성을 완성하는 ‘벤틀리 퍼포먼스 액티브 섀시’를 기본으로 챙긴 점도 4세대 플라잉스퍼의 특징 중 하나다
벤틀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슈퍼세단
파워트레인 제원을 듣고 나면 4세대라고 말하는 벤틀리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V8 4.0L 엔진의 최고출력은 600마력이다. 여기에 190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를 곁들여 시스템 출력을 782마력으로 끌어올렸다. 합산 최대토크는 102kg∙m다. 벤틀리에 따르면 W12 엔진보다 최고출력은 19%, 최대토크는 11% 높다고. 막대한 힘은 8단 듀얼클러치를 거쳐 네 바퀴로 전달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3.5초 만에 끝낸다
전기차에 빙의해 고요하고 우아하게
플라잉스퍼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4가지 모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엔진 숨죽이고 달리는 EV모드, 전기모터의 힘을 최대한 끌어쓰는 일렉트릭 부스트, 제동 시 전기를 적극 충전하는 회생제동모드, 마지막으로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드가 있다. EV모드에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76km, 최고시속은 140km다. 배터리 용량이 25.9kWh로 넉넉한 덕분에 전기차에 빙의할 수 있는 시간이 꽤나 길다. 배터리는 케이블을 꽂아 11kW 속도로 충전할 수 있는데, 그러면 배를 가득 불리는 데 110분이 걸린다
세단과 스포츠카를 넘나드는 벤틀리 마법
4세대 플라잉스퍼는 최신 기술을 집약한 벤틀리 퍼포먼스 액티브 섀시가 기본이다. 이는 좌우 흔들림을 막는 안티 롤 컨트롤 시스템,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를 따로 또 같은 방향으로 꺾는 네바퀴조향, 주행 안정성과 짜릿한 운동 성능을 높이는 전자식 LSD와 차체 자세제어 장치를 아우른다. 센터 디퍼렌셜은 능동형 토크 벡터링 기능을 구현해 코너에서 언제나 깔끔한 라인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벤틀리가 최신 기술을 아낌없이 집어넣은 이유는 오직 하나. 그들은 안락한 플래그십 세단과 저릿한 스포츠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차를 꿈꾸며 4세대 플라잉스퍼를 개발했다
글 이현성 사진 벤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