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 3차 시도 '초읽기'… 정부 대응은?
한미 독자제재·무력시위 나설 듯… '9·19합의' 효력 정지 거론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3차 시도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위성 발사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경우 한미동맹 차원에서 이를 즉각 규탄하는 동시에 미군 전략자산 등이 참가하는 대북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0시부터 내달 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발사 예정 기간과 함께 위성 발사시 로켓 추진체 등 낙하물이 발생할 수 있는 수역을 사전 통보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국제해사기구(IMO) 및 국제수로기구(IHO)의 세계항행경보시스템(WWNWS)에 따라 한반도 근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의 '항행구역(NAVAREA) 경보' 조정을 전담한다.
이에 북한이 이르면 22일 중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에도 이처럼 IMO 등에 대한 사전 통보 절차를 거친 뒤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했으나 2차례 모두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3차 시도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러시아로부터 위성 또는 우주발사체 완성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돼 "그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 안팎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이번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3차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 자체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란 점에서 관련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위성용 우주발사체도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시도할 경우 안보리 차원의 공론화에 나서는 동시에 미국·일본 등 주요국과 함께 독자 대북제재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가 작년 이후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등 연이은 도발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 때마다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번번이 제동을 걸어온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 시도와 관련해서도 안보리 차원에선 별다른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미 당국은 이 같은 외교적 접근과 함께 군사적 차원에서도 북한의 위성 발사와 관련한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이 통보된 이날 우리 해군의 부산작전기지엔 미 해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이 입항했다.
이와 관련 군 안팎에선 빈슨 함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북한이 위성 발사를 시도한다면 그 대응 차원에서 빈슨 함이 참가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을 내놓는다.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등 다른 전략자산이 우리 군과의 연합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될 수도 있다.
동시에 우리 정부는 '9·19합의'의 효력 정지를 위한 절차에도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발표한 대북 경고 메시지에서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위성 발사를 강행하면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해당 메시지에서 북한의 9·19합의 위반 사례를 나열하기도 했다.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는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다.
이 합의서엔 남북한 간의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한 접경지에 △비행금지구역과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 구역 △완충구역 등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 당국은 이 합의 때문에 대북 정보감시활동이 제약되고 있다는 이유로 '현상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방부의 공식 건의에 따라 9·19합의 효력 정지 문제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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