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한낮 전력 공급량 50% 첫 돌파

이영빈 기자 2026. 5. 2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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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전원 벗어나 ‘메인’으로 부상

태양광 발전이 처음으로 한낮 전력 공급량의 절반을 돌파했다. 태양광이 보조 전원에서 벗어나 냉방 수요와 산업 전력을 떠받치는 메인 전원으로 부상한 것이다. 탄소 저감과 연료비 절감이라는 순기능의 이면에,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전력망이 요동치는 ‘불안정한 뉴노멀’이 시작된 것이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낮 12시 25분 국내 태양광 발전 출력은 28.95GW(기가와트)를 기록, 당시 전체 전력 사용량(57.73GW)의 50.14%를 차지했다. 태양광 비중이 전기 사용량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전력 통계 역사상 최초다. 그다음 주말인 9일에도 한낮 태양광 비중은 50.04%를 기록하며 지난해 봄철 최고치(44.4%)를 갈아치웠다.

그래픽=김성규

◇태양광 비중 50%, 역대 최초

한낮 태양광 출력(28.95GW)은 1.4GW급 최신형 대형 원전 20기를 동시에 돌리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LNG(액화천연가스)나 석탄 화력발전소를 돌려 메워야 했던 낮 시간대 기저 전력을 태양광이 대체하면서, 온실가스 배출과 연료비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한여름 대낮의 에어컨 수요를 태양광이 흡수하면 전력망 전체의 과부하를 줄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극단적인 발전 변동성이 초래하는 전력망 리스크다. 당장 전력 수요가 급감하는 봄철 주말마다 고비를 맞는다. 공장과 사무실이 문을 닫아 전기가 남는데 일조량이 좋아 태양광 발전량은 넘치게 된다. 전력 수급을 맞추기 위해 전력 당국은 1차로 LNG 발전 출력을 낮추고, 양수발전소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남는 전기를 흡수한다. 그래도 전기가 남으면 일부 태양광 발전은 가동을 멈춰야 한다. 전력거래소가 태양광 발전소 출력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가 상시화되고 있는 이유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력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4월 두 달간 태양광 출력제어는 총 56회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기준 2024년 2회, 지난해 47회에 이어 매년 증가세다. 조지연 의원은 “태양광의 무분별한 증가로 불안정해진 전력 시스템 문제가 잦은 출력제어로 이어지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망·저장설비 확충이 관건

여름철에는 ‘일몰 쇼크’ 위험이 커진다. 낮에는 냉방 수요 덕에 전기가 남지 않지만 해가 지는 저녁 시간대에 공급 절벽이 발생하는 것이다. 태양광 출력은 일몰과 동시에 급락하는 반면, 도심의 에어컨 냉방 수요는 한동안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공백을 LNG 발전이나 양수발전, ESS가 초단위로 메워주지 못하면 전력 수급 균형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며 대규모 정전 사태로 직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소 확충에만 초점을 맞춰온 에너지 정책을 전력망 투자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태양광 확대 자체는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태양광 발전소만 늘리고 남는 전기를 저장할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제대로 확충하지 않으면 전력 불안정성에 따른 대규모 정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태양광 확대는 단순히 발전소 숫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전력 생산이 대형 발전소 중심에서 전국 곳곳의 소규모 발전원으로 바뀐다는 의미”라며 “전기를 어디로 어떻게 보낼지 계산하는 일이 훨씬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발전소를 얼마나 지을지만 볼 게 아니라 송배전망 연결과 저장 설비 활용까지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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