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아직도 바뀐 규칙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우선, 최근의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은 골프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성수기인 봄과 가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골프 규칙과 관련된 문의를 받곤 합니다. 특히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연락이 올 때에는 비장함 혹은 절실함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골프를 즐기신 분들이라면 2019년에 있었던 주요 골프 규칙 개정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당시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었고, 그 이후로도 규칙이 꾸준히 개정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골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 오늘은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벙커 안 모래에 클럽을 댈 수 있다. 하지만..
벙커는 골프 코스에서 가장 까다로운 구역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모래에서 볼을 치는 기술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벙커에만 적용되는 특별한 규칙들 때문에 많은 골퍼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2019년 이전에는 벙커 안의 모래에 클럽이 닿아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규칙 개정을 통해 단순히 클럽이 모래에 닿는 것만으로는 페널티가 부과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벙커 안에서 의도적으로 클럽을 모래에 대는 행위는 여전히 규칙 위반입니다. 여기서 '의도적'이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경우를 의미합니다. 첫째, 모래의 단단한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행위이고, 둘째, 골프공 뒤쪽의 모래를 정돈하여 볼을 더 쉽게 치려는 시도입니다.
즉, 뭔가 이득을 얻기 위해서 모래를 건드리는 행동은 불가하다는 것이죠.
반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벙커에서 모래를 건드려도 허용됩니다.
1) 스윙을 하기 위해 어드레스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연히 클럽이 모래를 스치는 정도
2) 볼 주변의 나뭇가지, 돌멩이 등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우는 과정에서 모래를 건드리는 경우
3) 넘어지지 않기 위해 클럽을 짚는 등, 플레이 의도가 아닌 모래 터치(볼 주변이 아님)
모래를 터치해서 타수의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허용된다고 봐야겠죠?
"투 터치"에 벌타가 없다.
아마추어들은 그린 주변에서 웨지 샷을 하다가 본의 아니게 볼을 두 번 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 '투 터치'나 '더블 히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골프를 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난감한 상황이죠. 스윙 중 어정쩡하게 공을 두 번 맞추거나, 친 공이 의도치 않게 자신의 골프백이나 몸에 맞는 경우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실수에 벌타가 부과되어 스코어에 큰 타격을 주었는데요.
다행히도 이러한 우연한 실수들에 대한 처벌이 완화되었습니다. 스윙 중 공을 '실수로' 두 번 맞추더라도 더 이상 벌타를 받지 않고, 한 번 친 것으로 인정됩니다. 또한, 공이 예기치 않게 자신이나 캐디, 또는 골프백에 맞더라도 벌타 없이 그대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깃대, 꽂아둘까요 뺄까요? - 골퍼들의 새로운 고민
골프에서 퍼팅할 때 깃대를 어떻게 할지는 2019년 규칙 변경 이후 골퍼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토론 주제가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린 위에서 퍼팅할 때 반드시 깃대를 빼야 했지만, 이제는 골퍼의 선택에 맡기게 된 것이죠.
하지만 이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새로운 골프 논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어떤 골퍼들은 '깃대는 당연히 빼는 게 예의 혹은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골퍼들은 '깃대를 꽂아두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깃대를 어떻게 하는 것이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PGA 투어 선수들 중에서도 깃대를 꽂아두고 퍼팅하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반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골퍼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골퍼들은 깃대를 빼는 것이 골프의 클래식한 매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는 개인의 선호도와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입니다. 누군가의 선택을 이상하게 보거나 강요할 필요는 없겠죠. 같이 라운드를 도는 동반자들과 서로 배려하며 즐겁게 골프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퍼팅 전에 '깃대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동반자에게 물어보는 정도만으로도, 즐거운 라운드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골프 규칙은 계속 바뀐다
골프 규칙은 일반적으로 4년을 주기로 변경됩니다. 2019년 이후 2023년에도 일부 개정이 있었고, 다음 개정은 2027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기 개정과는 별도로, 거의 매년 'Clarification(보완 혹은 명료화)' 과정이 있게 되고, 이를 공지하게 됩니다.
현재 대한골프협회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2025년 1월에 업데이트될 내용으로 '부러지거나 심하게 손상된 클럽을 비슷한 클럽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이미 공지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부러지거나 심하게 손상된' 상태의 정의를 좀 더 명확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골프 규칙은 골프의 트렌드라는 측면, 그리고 골프 규칙 적용이 명확하게 될 수 있도록 변경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타수뿐만 아니라, 골프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는 2025년이 되길 희망하며, 2024년의 마지막 칼럼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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