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과학] 보름달 뜨면 응급실 바빠진다?…사고 변화 없지만 정신질환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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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추석 연휴에 응급실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추석처럼 보름달이 뜨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는 속설도 있다.
보름달은 이 기간 49번 떴고,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15만999명에 달했다.
보름달이 응급실을 가야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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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뜨면 환자 는다는 건 속설
“보름달이 기분에 영향” 연구는 늘어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추석 연휴에 응급실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명절 기간에는 장거리 이동이 늘어나기 때문에 교통사고나 야외 활동 중 사고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석처럼 보름달이 뜨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는 속설도 있다. 과연 보름달이 응급실을 마비시킬까.
◇‘보름달 뜨면 사고 는다’ 속설도
추석은 순우리말로 한가위라고 불린다. 크다는 의미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를 합쳐 만든 말이다. 음력 8월의 한 가운데에 있는 날이라는 의미다. 한가위는 수확철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고 보름달을 맞이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보름달은 한국문화에서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반면 서양 문화권은 보름달을 불길함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달을 의미하는 ‘루나(luna)’에서 파생된 단어인 ‘루나틱(lunatic)’은 미치광이를 의미한다. 보름달이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보름달이 뜨는 날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속설도 있다. 실제로 일부 병원은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인력을 보강하거나 휴무를 막는다고 알려졌다. 보름달이 사람의 감정을 교란시켜 살인·폭력 사건이나 무모한 행동을 하다가 다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과학자들은 ‘루나틱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티븐 애덤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는 1996년 국제 학술지 ‘미국응급의료학회지(AJEM)’에 4년치 응급실 입원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름달은 이 기간 49번 떴고,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15만999명에 달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보름달 여부와 관계 없이 응급실 방문 환자의 수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구급차로 응급실에 도착한 비율이나 입원 환자의 비율도 큰 차이는 없었다. 루나틱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보름달엔 호르몬·수면 패턴 변해
보름달이 응급실을 가야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적지 않다. 미국 하버드대와 버지니아대 공동 연구진은 2008년 국제 학술지 ‘뇌전증’에 여성들이 보름달이 뜨는 날에 뇌전증으로 발작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4년간 병원 기록을 분석해보니 보름달이 뜰 무렵 발작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달빛이 강할 때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가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연구진은 2018년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를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양극성 장애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37년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양극성 장애는 조증과 우울증처럼 극단적인 기분 변화를 보이는 기간과 정상적인 기분을 보이는 기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다.
분석 결과, 양극성 장애 환자의 기분 변화는 보름달이 뜨는 주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달 형태에 따라 수면 장애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수면 부족은 조증이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데,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양극성 장애 환자들이 잠에 드는 시간이 감소했다.
루나틱 효과는 속설에 가깝지만,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인간의 건강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연구 기법이 계속 발전하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보름달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도 새롭게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토마스 베어 NIMH 연구원은 “많은 과학자들이 루나틱 효과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며 “우리 연구는 사람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The American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1996), DOI: https://doi.org/10.1016/S0735-6757(96)90124-2
Epilepsia(2008), DOI: https://doi.org/10.1111/j.1528-1167.2008.01537.x
Molecular Psychiatry(2018), DOI: https://doi.org/10.1038/mp.201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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