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탄핵 청문회 간 이화영 “박상용 검사실 앞 창고에서 진술 세미나”
여 “이재명 방탄…우리 요청 증인 다 빠져” 신빙성 의문 제기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는 핵심 증인 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사진)만 출석하며 사실상 ‘이화영 청문회’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검찰이 허위 진술을 회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을 거듭 확인했고, 여당은 “이재명 방탄용 청문회”라며 공세를 폈다.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검찰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전 부지사 진술 회유 정황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 요청 내용을)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며 번복한 바 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검찰에선 이화영 증인이 국회의원까지 지낸 분이라 허위 자백을 할 리가 없다고 주장을 한다’며 입장을 묻자 “당시 상황은 누구라도 인간이라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인 1313호 앞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진술 세미나’가 이뤄졌다”며 “술을 마신 건 한 번이지만 그 외 대화는 수십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직접 질문을 할 때마다 “위원장이 왜 질의응답을 하냐”며 항의했다. 여당 의원에게는 충분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이 전 부지사에게만 유리한 편파 진행을 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검사 출신 주진우 의원은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설주완 변호사는 ‘음주 사실이 없고, 회유도 없었다’고 말했다”면서 “국민의힘에서 설 변호사 등을 증인신청했는데도 다 빠지고 일방적으로 의결됐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화영 증인의 진술은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며 “오늘 이 청문회는 앞으로 있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재판에 대한 변호를 위해서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이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8월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에 이은 두 번째 검사 대상 탄핵소추 조사 청문회다. 민주당 등 야당은 박 검사가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허위 진술을 회유하고 강제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본다.
법사위는 앞서 증인 31명, 참고인 3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탄핵소추 당사자인 박 검사를 비롯한 주요 증인이 대거 불출석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를 추후 국정감사장에라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이유진·유설희·박하얀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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