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송금 예측과 맞춤형 예적금 상품 판매 등 인공지능(AI)이 시중은행을 누비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5일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AI뱅커 서비스'를 오픈했다.
AI뱅커는 대화형 서비스로 예적금 상품을 설명해 가입을 권유한다. 고객이 '우리WON뱅킹' 챗봇 화면에서 예적금가입 상담 내용을 입력하면 AI뱅커는 실시간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AI뱅커는 고객 질문 분석을 통해 예상 질문도 파악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AI뱅커는 우대 금리, 세금우대 혜택 등 고객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예적금 상품을 추천한다. 이용자가 상품을 가입하겠다고 하면 AI뱅커는 상품 가입화면으로 연결하고 원금과 세후 이자 확인도 돕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AI뱅커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직원이 직접 상담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초창기 AI 학습 모델의 한계를 개선해 오류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앞으로 우리은행은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상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AI뱅커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AI를 단순 업무에 적용하던 수준을 넘어 핵심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하나은행 기업인터넷뱅킹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AI 소요시간 예측' 서비스는 해외송금에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한다. 특히 해외송금 거래 완료까지 송금 지연이 자주 발생했던 케이스에 대해서는 지연사유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에선 송금 시작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의 진행 상태도 조회할 수 있다. 여기에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한 '받을송금' 조회 기능도 탑재됐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UETR번호, 송금은행, 송금통화, 송금금액 등 4가지 정보만 알고 있으면 해외에서 보낸 송금이 도착하기 전에 진행상황을 조회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출입 기업들은 은행 방문 없이도 해외수입업자가 보낸 물품대금의 진행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하나은행 외환사업본부 관계자는 "AI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는 외국환 전문은행의 노하우와 경쟁력 있는 외국환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은행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기업손님들이 금융거래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외환서비스와 폭넓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AI 기술은 부동산 시세 검증에 쓰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 아파트 AVM(Automated Valuation Model)'을 구축해 전국 아파트의 동·호별 특성을 반영한 AI 시세를 산출했다. KB부동산의 장기 시계열 데이터에 시세 산출 노하우를 반영해 1000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 시세를 뽑아낸 것이다.
지역별 특성과 단지 규모 등을 반영해 최적의 시세 산출 모델을 만든 결과 수도권 아파트 AI시세와 실거래 오차율은 4~5%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의 AI 활용은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달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방위적인 기술 및 AI 활용을 통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추진하면서 기술기업으로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특성을 분석하고 각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노코드 AI 플랫폼 'AI 스튜디오'를 전 영업점에 확대 도입했다.
AI 스튜디오는 특정 상품, 서비스 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예측하거나 고객 행동을 분석하고 직원이 이에 기반해 효율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AI나 코딩 관련 지식이 없는 직원들도 손쉽게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도록 개발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개인형 IRP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예측하고 싶은 경우 '개인형 IRP 신규' 모델을 선택 후 해당 모델에서 정한 몇 가지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데이터베이스에서 개인형 IRP 상품 가입을 필요로 하는 잠재 고객을 추천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AI 스튜디오를 금융권 최초로 구축해 본점 차원에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을 추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일부 영업점에 도입해 시범 운행해 왔으며 영업점 현장에서도 고객 예측 및 분석에 있어 높은 정확도를 보이면서 활용도를 입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 영업점 확대 도입 이후에도 맞춤형 고객 관리와 은행 내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AI가 손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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