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살해한 '메넨데즈 형제' 잔혹 실화, 패륜과 이해 기로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4. 10. 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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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이기에 더 믿을 수 없이 잔혹하다.

하지만 이 잔혹하다고 여겨지는 대상이 가해자를 향한 것인지 피해자를 향한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다.

넷플릭스 시리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1989년 베벌리 힐스에서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메넨데즈 형제의 실화를 다룬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두 형제의 말을 신뢰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것에 따라 이들의 존속살해를 무죄와 유죄 사이에서 담금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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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실화이기에 더 믿을 수 없이 잔혹하다. 하지만 이 잔혹하다고 여겨지는 대상이 가해자를 향한 것인지 피해자를 향한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다. 

넷플릭스 시리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1989년 베벌리 힐스에서 부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메넨데즈 형제의 실화를 다룬다. 

이 시리즈가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라는 부제 앞에 '괴물'이라는 원제를 쓴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산탄총을 쥔 형제 라일(니콜라스 차베스)과 에릭(쿠퍼 코치)의 손은 부모를 겨냥한 채 발포를 쉬지 않고, 그 손끝엔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아들들에 의해 아버지 호세(하비에르 바르뎀)는 6발, 어머니 키티(클로에 세비니)는 10발의 총격을 받고 두개골, 뺨, 손 등 온몸이 으스러져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이것은 하나의 보탬도 없는 실제 이야기다. 그리고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주요 장면이다. 상당히 파괴적이고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 시리즈의 전부는 아니다. 작품은 두 형제의 지난했던 재판 과정을 보여주면서 범행 동기의 속사정을 끌어와 이들의 범죄 심리를 여러 관점에서 살피도록 한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두 형제의 말을 신뢰하거나 신뢰하지 않는 것에 따라 이들의 존속살해를 무죄와 유죄 사이에서 담금질한다. 이들이 부모를 죽인 건 분명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형제는 부모로부터 육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딜레마를 갖는다. 여섯 살 때부터 이뤄진 아버지의 성폭행과 강도 높은 체벌, 이를 방관한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 이것이 형제가 재판 과정에서 주장한 살인의 이유다. 이것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 두 형제는 작품 제목대로 괴물이 되기도 하고 불쌍한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하지만 작품은 두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에 입각한 주장만을 다루지 않는다. 이들은 실제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35년째 감옥에 수감 중이다. 이들이 이 같은 판결을 받은 데에는 살해 동기가 바로 돈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검사 측은 형제가 가족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꾸민 일이라 주장했고, 실제로 이들이 부모로부터 물려받게 될 재산은 1,400만 달러였다. 두 형제는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6개월 동안 명품을 셀 수 없이 사고 호텔 스위트룸에서 파티를 벌이는 과소비를 일삼았다. 

작품은 두 주장 모두 그럴만한 상황으로 담아내며 선뜻 한쪽 의견에 치우지지 않도록 한다. 특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범죄물의 장르적 쾌감을 담보하는 동시에 강력 범죄를 다루는 드라마가 지녀야 할 신중함을 놓치지 않는다.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그 장면을 가감 없이 반복해 보여주면서 이들의 행동이 마냥 이해받지 않도록 한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연쇄 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다머-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를 연출한 라이언 머피와 이언 브레넌의 두 번째 '괴물' 시리즈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고찰적 연출이 고스란히 녹아든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지를 물으며 자극 그 이상의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특히 해당 시리즈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미국 유명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이 메넨데즈 형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현지에서 본 사건에 대한 관심에 다시 커진 상황이다. LA 법원발 재심 가능성까지 불거진 만큼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가 일으킨 나비효과의 파급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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