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트렌드 가고, 은근히 부티 나는 '콰이어트 럭셔리' 뜬다
화려하고 과장된 맥시멀리즘, Y2K, 바비코어 트렌드의 대항마로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 스타일에 투자하는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가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인기 절정을 달리는 Y2K 트렌드가 한풀 꺽이고 조용하고 강력한 트렌드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가 부상하고 있다.
화려하고 과장된 맥시멀리즘, Y2K, 바비코어 트렌드가 정점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은은하게 부티가 드러나는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 스타일에 투자하는 애티튜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
노골적으로 명품 로고를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과 은은함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플렉스의 유행에 반대되는 트렌드라 할 수 있다.
테일러드 피스,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액세서리, 가볍고 품질 좋은 코트, 랄프 로렌의 리넨 셔츠 같은 클래식한 아메리칸 룩, 로고가 숨겨진 웰메이드 코트, 품질 좋은 레더 굿즈와 선글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란 럭셔리 앞에 ‘콰이어트’란 형용사를 더해, 가치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경향을, 말 그대로 조용한 사치를 말한다.
스텔스 럭셔리(드러나지 않는 사치), 올드 머니룩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브랜드 로고나 심벌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고급소재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조용하고 품격을 갖춘 스타일을 말한다.
지난 2~3년동안 코로나 팬데믹에 갖혀있던 소비자들이 로고와 모노그램으로 뒤덮인 옷과 신발 액세서리로 과시형 소비를 했다면, 엔데믹 이후 경제적인 불확실성과 함께 Y2K 디자인의 요란함에 지친 소비자들이 블랙&화이트와 자연을 닮은 뉴트럴한 컬러의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로는 조용한 럭셔리의 대명사 하면 떠오르는 올슨 자매의 더 로우( The Row)를 중심으로 품질과 장인 정신에 집중하는 로로 피아나(Loro Piana)와 브리오니(Brioni), 델보(Delvaux), 질 샌더(Jil Sander),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 막스 마라(Max Mara) 등을 들수 있다.
이외에도 구찌(Gucci),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셀린느(Celine),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아크리스(Akris), 로에베(Loewe), 에르메스(Hermès)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조용한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구찌가 맥시멀리스트로 대표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와 7년간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좀더 클래식한 럭셔리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찌는 과거의 화려하고 과시적인 럭셔리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자 미켈레 후임으로 부임한 사바토 데 사르노(Sabato de Sarno)에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의 본질적인 개념에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석세션’은 마치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왕국을 떠올리게 하는 미디어 재벌가의 암투를 그린 작품으로, 등장인물들은 랄프 로렌(Ralph Lauren), 막스 마라(Max Mara), 로로피아나(Loro Piana) 등의 무채색이나 뉴트럴 톤의 니트와 슈트, 로고 없는 볼캡과 스니커즈 등을 즐겨 착용하며 드러나지 않는 은말한 방식으로 부를 과시한다.
헐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는 개인 휴가 때 발생한 스키 사고가 법정 공방으로 번지며 더로우의 코트와 올 블랙 드레스, 크림색 터틀넥 스웨터 등 미니멀하지만 세련된 법정 출두 패션을 선보여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로고든 디자인이든, 어느 아이템 하나라도 튀는 것 없이 단정하지만 ‘백만장자 룩’ 혹은 ‘올드 머니’ 패션의 정수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콰이어드 럭셔리 트렌드를 보여주는 대표 브랜드의 스타일 잇템을 만나보자.
▶ 조용한 럭셔리 대명사 '더 로우(The Low)
조용한 럭셔리의 대명사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메리 게이트(Mary-Kate)와 애슐리 올슨(Ashley Olsen) 쌍둥이 자매가 이끄는 더 로우( The Row)다.
'더 로우' 는 올슨 자매가 2006년 절제되고 반 트렌드적인 접근 방식으로 런칭한 컨템포러리 럭셔리 브랜드로 미니멀한 디자인과 여유로운 실루엣, 로맨틱한 드레이핑 등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아무런 광고도 하지 않고 전세계 패션피플들이 추종하는 스타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 스텔라 맥카트니의 지속가능한 콰이어트 럭셔리룩
영국의 대표적인 지속가능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는 2023 F/W 컬렉션에서 지속가능과 동물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패션 확대를 실천하고 있는 스텔라 맥카트니는 더블 브레스트 블레이저, 클래식한 조끼, 와이드 레그 팬츠, 핀스트라이프 코트, 케이프 스웨터, 럭비 폴로 셔츠 등을 선보이며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수용했다.
▶ 카멜 코트의 대명사, 막스마라
막스마라는 단순함의 예술을 실행하는 브랜드로 카멜 코트 시그너처룩으로 유명하며 조용한 고급스러움을 발산하다.
카멜로크라시(CAMELOCRACY)를 주제로 2023 F/W 컬렉션에서 아이코닉한 카멜 코트 시리즈가 대거 등장했다.
▶ 미니멀리즘의 대명사, 질 샌더
미니멀리즘의 대명사 질 샌더(Jil Sander)가 예술적 제스처와 실루엣이 돋보이는 섬세한 테일러링으로 미니멀리즘을 재정의했다.
지난 2017년부터 질 샌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스위스와 캐나다인 부부 듀오 디자이너 루크&루시 마이어(Luke and Lucie Meier)는 미니멀리즘을 현대적으로 복원하며 미니멀 스타일의 새로운 아이덴터티를 정립해가고 있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