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이 전장의 판도를 흔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현실에선 포병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등장했다.
포병은 지난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무기 체계이며 이른바 ‘전장의 신’이란 별명으로 지상 화력의 핵심이라 불리는 병과다.
포탄 부족으로 인해 드론 사용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이 주목받은 이유는 포탄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 초기부터 지상 화력의 핵심으로 사용되던 포탄이 부족해지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드론의 공격 기회가 더욱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 드론 조종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드론은 표적을 정밀하게 찾아내지만 포는 그 지역 전체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포는 전장의 신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한 포병군 지휘관은 “드론이 열린 창문으로 방 안까지 들어가 정밀 타격이 가능하지만 포탄 한 방이면 그 건물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라는 말로 포병의 화력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은 드론 만능론에 빠져 기존의 재래식 전력이 무의미하다는 일부 시선에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가성비에서 드론마저 압도한 포탄

미국 매체는 155mm 포탄이 드론보다도 저렴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최근 한 탄약 제조사는 155mm 포탄 한 발의 가격이 약 44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니아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드론 한 대의 가격은 배터리를 포함해 약 2,200만 원 수준이다. 드론이 미사일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포탄의 가성비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족한 수요로 인해 155mm 포탄 가격이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가성비 차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55mm 포탄의 작약량 약 6.6kg으로 1인칭 드론이 약 450g~2kg 수준의 작약량을 보유한 것보다 더욱 큰 위력을 낼 수 있다.
M777 견인포를 선호하는 우크라이나

이처럼 여전히 포병 전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선호하는 곡사포는 M777 견인포라는 의외의 결과도 전해졌다.
M777 견인포는 미군이 헬기를 통한 전개가 가능하도록 티타늄 등을 사용해 경량화한 견인포지만 그 대신 매우 비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미군 측 자료에 따르면 M777A2를 기준으로 한 문당 가격은 약 10억 원 수준이며 이는 한국 등이 사용하는 견인포 대비 최대 8, 9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또한 견인포는 차량이나 헬기 등 별도의 이동 수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포보다 불리한 요소가 많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자주포보다 견인포가 고장이 적고 유지·보수가 쉽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숲속 등에서는 적군의 시선을 피해 곡사포를 숨겨 놓기에도 유리해 M777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