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제마가 첫 풀이었습니다. 그런데 거리주 전혀 안 된 상태로 나갔다가 25k부터 걷기대회 나온사람마냥 걷다보니 풀코스의 성취감보단 비참함이 더 컸어요. 완주 후엔 꼭 제대로 훈련해서 25동마 때 재도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마 이후 조금 오래 뛰면 발바닥이 아파 정형외과에 갔더니 요족이라며 오래 걷는건 자제하라고 하데요. 올겨울 거의 날리다시피 하다가 2월부터 급하게 훈련은 했는데 제마 때보다 오히려 Vo2max도 떡락하고 러널라이즈에서는 완주 예상 시간이 5시간대로 나오는 등 불안감과 비참함만 커져갔습니다.

거리주 훈련이라도 해보려고 나갔던 런콥에선 하프 이후부터 또 걷기를 시작해서 이래서야 제마랑 똑같이 나오는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런저니 메달을 위해 신청한 멤버십 아니었으면 솔직히 배번 반납도 고려했을텐데 여기저기 마라톤한답시고 얘기하고 다녔으니 포기도 못하겠다라구요.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는 도전해보잔 마음으로 3월 동마 전까지 나름대로 준비해서 대회장으로 향했습니다.
하프 기록으로 D조 배정은 받았는데 병목이 없어서 그런지 대회 때 아주 쾌적하게 뛸 수 있었던게 가진 것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옷도 반팔과 싱글렛 중에 고민하다 싱글렛에 경량 바람막이 입고 뛰었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대회는 무조건 싱글렛으로..
생각보다 컨디션도 좋아 목표로 생각했던 서브4 보다 빠른 페이스로 달렸고, 약간은 쌀쌀한 날씨 덕분인지 하프 이후로도 페이스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게 서브4 청신호가 켜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라톤은 30k 이후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그 때부터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지만 수많은 응원과 기운내서 달리는 주변 러너들 보면서 페이스가 6분대로 밀리지 않고 계속 힘낼 수 있었습니다.
잠실대교 건너서부터는 갓태어난 송아지마냥 달렸는데 완주의 감동에 주저앉을 뻔했는데 추위 땜에 얼어죽을것 같아 정신이 퍼뜩 들어 허겁지겁 짐 챙겨서 그냥 집으로 ㅌㅌ


이번 동마에서 두 가지 수확이 있었는데 첫째는 이제 나도 서브4 러너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끝까지 걷지 않고 완주했다는 뿌듯함이었습니다.
분명히 가족들한테 서브4만 이루면 풀코스 안 뛸거라고 했는데 이젠 서브3 근처까지는 가봐야지 이러고 있네요ㅋㅋㅋ
암튼 대회뽕 맞은게 좀 가라앉으면 회복해서 착실히 훈련해나가야겠습니다. 동마 나가신 모든 러너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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