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셔세권’ 임장 가볼까”...삼전닉스 셔틀 수혜 단지 어디

천민아 기자 2026. 5.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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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하남·분당·영통 등 수혜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신고가
성과급 협상에 상승세 이어질듯
일반 직장인도 “노선도 구해요”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기준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의 성과급 자금이 두 회사의 출퇴근 셔틀버스 노선을 따라 특정 단지로 집중되면서, 지하철역 거리보다 ‘셔틀 정류장까지의 거리’가 집값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셔세권’ 지역, 수도권 평균의 최대 3배 올라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대기업 셔틀 노선이 집중된 지역의 올해 1~4월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수도권 평균(2.05%)을 크게 앞질렀다. 용인 수지가 7.24%로 가장 높았고, 하남 4.73%, 성남 분당 4.59%, 수원 영통 3.67%, 화성 동탄 2.88% 순이었다.

수치만 보면 단순한 지역 편차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셔틀 노선 유무가 공통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셔틀이 동시에 정차하는 용인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올해 3월 17억4000만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달 삼성전자 화성·수원 사업장과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동시에 연결하는 셔틀 3개 노선이 교차하는 화성 동탄역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 단지에서는 11건이 거래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 단지의 거래 현장에서는 공통된 수요층이 확인된다. 성복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거래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 직원이었고, SK하이닉스 종사자도 상당했다”며 “판교·강남으로의 출퇴근도 편해 맞벌이 부부에게도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용인 수지구 인근 중개업소 대표 역시 “자금 조달 계획서를 보면 반도체 기업 재직자가 많고, 실거주 요건 강화로 직장과 가까운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역세권 아니어도 셔틀만 있으면 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 역세권 프리미엄의 문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 동탄구 청계동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8억2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년 동월 평균 매매가(6억5767만 원) 대비 24.68% 오른 수준이다. 이 단지는 전통적인 역세권 입지가 아니지만,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행 셔틀버스가 운행되면서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향후 단지 앞 트램이 신설되면 동탄역 접근성까지 확보될 예정이어서, 교통 인프라 기대감도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단지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매수자의 절반 이상이 SK하이닉스 직원”이라며 “요즘은 셔틀 노선 지도를 직접 가지고 다니며 집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더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달 한 매수자는 계약 후 잔금 납부 시점을 1년 뒤 성과급 수령 시기에 맞춰 조율했다”며 “내년도 성과급을 전제로 선제적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임직원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서울 강동구·경기 하남 지역도 같은 흐름이다. 하남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 96㎡는 올해 3월 16억3000만 원에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는 “하남 내 다른 동네에서 살다가도 셔틀 노선을 보고 이쪽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들도 들썩…“셔틀 노선도 구해요”

셔틀 노선 중심의 수요 집중 현상은 ‘미래 성과급’에 대한 기대와 맞물리면서 더욱 구조화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성과급이 직원 1인당 10억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지면서, 청주·이천·용인을 포함한 셔틀 노선 인근 지역의 집값이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업종 종사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셔틀 정류장과 인접한 단지를 찾아 이주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는 “요즘 집 살 때 고려사항 1번은 삼성전자·하이닉스 셔틀이 지나가느냐 여부”라며 “억대 성과급이 부동산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어, 셔틀 노선이 곧 돈이 흐르는 길”이라는 내용이 올라왔다. 셔틀 노선도를 공유하겠다는 이 게시글에는 2000여 명이 댓글을 달았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금호동·옥수동 쪽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이 운행되는지 알고 싶다”거나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어디에 매수할지 파악해 선점해야 한다”는 식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단순한 산업 지표가 아니라, 수도권 부동산 수요 지형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박지우 기자 ji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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