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IT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진단하고 인재상을 소개합니다.

아마존은 전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죠.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종합 쇼핑몰들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아마존은 쇼핑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프라에 대한 고민도 거듭했습니다. 쇼핑몰이 커지고 방문자들도 늘어난 가운데 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원활하게 제공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서버·스토리지·데이터베이스(DB) 등의 인프라가 든든하게 받쳐줘야 합니다. 이에 회사는 대규모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핵심 역량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키운 개발 역량은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아마존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키워가면서 이를 잘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이러한 기업들에게 안정적이면서 확장 가능한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판단하고 2006년 클라우드 사업부를 출범했습니다. 자사의 쇼핑몰을 확대하면서 키운 인프라 구축 역량이 자신감의 배경이 됐습니다. 오늘날 전세계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CSP는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그곳에 서버·스토리지·DB 등 기업의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놓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만큼의 인프라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습니다. 넓은 지역에서 많은 고객을 유치하려면 데이터센터가 많아야겠죠.

이에 AWS는 전세계 26개 리전(Region)과 84개의 가용영역(Availability Zone)을 운영 중입니다. AWS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데이터센터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리전과 가용영역으로 표현합니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타사에서 표현하는 데이터센터와 유사한 개념이 가용영역이며 이들의 조합이 하나의 리전을 의미합니다. AWS는 한국에는 서울에 하나의 리전을 두고 있습니다. 이 리전은 4개의 가용영역으로 구성됩니다. 각각의 가용영역들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고요. AWS가 4개의 가용영역을 두고 있는 국가는 전세계를 놓고 봐도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겠죠.
AWS는 전세계 CSP 1위 사업자인만큼 인프라를 늘리고 있습니다. 명확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호주·캐나다·인도·이스라엘 등에 8개의 리전과 24개의 가용영역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최근 수년간 전세계 주요 기업들은 온프레미스(IT 인프라를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하고 운영)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었죠. 그만큼 AWS의 고객도 증가했고 이는 회사의 실적 상승세로 이어졌습니다. AWS는 올해 2분기 197억달러(약 25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습니다. AWS는 한국에서 거둔 실적은 따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한국 진출 10주년…기업 협력·인재 양성으로 'AWS 생태계' 구축

AWS의 주요 사업은 크게 CSP와 각종 솔루션 및 서비스로 구분됩니다. CSP가 기업들에게 클라우드 환경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면 솔루션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한 기업들의 고민은 '이제 클라우드에서 어떤 서비스를 잘 만들 수 있을까'이겠죠. AWS도 이러한 기업들의 수요에 착안, 인공지능(AI)·머신러닝(기계학습)·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앱 개발과 관련된 20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AWS의 한국 법인 아마존웹서비시즈코리아(이하 AWS코리아)는 2012년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AWS코리아는 10년간 국내 기업들과 'AWS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CSP에게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죠. MSP는 클라우드 도입을 원하는 기업들은 대상으로 컨설팅·구축(마이그레이션)·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때문에 MSP는 AWS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CSP와의 파트너 관계가 필수적입니다. 고객들에게 적절한 CSP를 추천해주고 2개 이상의 CSP를 선택할 경우(멀티 클라우드) 이들을 함께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CSP는 자사의 서비스를 잠재 고객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MSP가 중요할 수밖에 없겠죠. AWS는 메가존클라우드·GS네오텍·베스핀글로벌 등을 비롯해 삼성SDS·LG CNS·SK㈜ C&C 등의 MSP 파트너들을 보유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AWS에게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이들이 만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는 AWS의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에서 전세계 기업들에게 판매됩니다. AWS의 환경에서 개발된 SaaS가 많을수록 AWS의 클라우드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또 각 기업에 AWS 개발 환경에 익숙한 개발자가 많을수록 그 기업들이 CSP를 고를 때 AWS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이는 MS와 구글 등 다른 CSP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CSP들이 개발자 교육에 힘을 쏟고 많은 SaaS가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AWS는 한국에서도 안랩·한글과컴퓨터·SK쉴더스·센드버드·아이지에이웍스·아이콘루프·잉카엔트웍스 등의 파트너를 보유했습니다.
AWS는 교육 프로그램 '스킬즈 길드(Skills Guild)'도 운영 중입니다. 클라우드 기초 지식, 아키텍처 설계, 보안을 비롯해 아마존의 고객중심 주의, 디지털전환의 의미 등에 대해 학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어 숙련된 클라우드 전문가 육성을 위한 '스킬 빌더(Skill Builder)'도 출시했습니다. 이는 구독형 디지털 강좌로 AWS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사회적책임의 일환으로 국내 대학생 및 IT 인력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술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2017년부터 AWS를 통해 클라우드 교육을 수료한 인력은 10만명이 넘습니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서비스'로 전환하라
AWS는 자사의 '리더십 원칙'에 상응하는 인재를 채용합니다. 리더십 원칙은 △고객 집착 △주인 의식 △창조하고 간소화하라 △학습하고 호기심을 가져라 등 16가지로 구성됩니다. 특히 AWS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사명을 가졌을 정도로 고객을 강조합니다. 이에 회사는 '고객의 경험을 어떻게 재창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인재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AWS는 이러한 인재를 '빌더(Builder)'로 표현했습니다. AWS의 서비스 중 90%가 고객의 요청을 받아 만든 것입니다. 그만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해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AWS코리아의 채용절차는 △지원서 접수 △온라인 평가 △전화 인터뷰 △대면 인터뷰 △입사확정 등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온라인 평가는 아마존의 문화와 리더십 원칙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업무 스타일 평가와 가상 작업에 대한 과제가 제공되는 업무 케이스 시뮬레이션으로 구분됩니다. 회사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는 경험 중심의 질의응답이 이뤄지는데 지표·데이터와 STAR(상황·과제·활동·결과) 형식으로 답변하면 좋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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