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길이 없던 절벽 한가운데, 사람의 발걸음이 처음으로 닿을 수 있도록 길이 뚫렸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구조물 위로 걷는 순간, 바닥은 사라지고 풍경만 남는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절벽 중간, 수면에서 20~30미터 위에 매달린 잔도길은 스릴과 경관을 동시에 제공하는 드문 구조다.
깊게 파인 협곡과 그 사이로 흐르는 한탄강, 단층을 따라 형성된 주상절리 절벽 위를 걷는 경험은 전통적인 트래킹 코스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특히 9월의 맑은 하늘 아래 드러나는 절벽선과 푸른 수면은 사계절 중 가장 선명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도보 이동이 주는 단조로움과는 거리가 먼, 수직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이 길 위에 서면 걸음마다 시선이 멈춘다.

절벽을 따라 이어진 수평의 길,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총 10곳 전망대·두 개 출입구 구성… 드르니 출발 시 경사 부담 적어”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78-2에 위치한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기존 접근이 불가능했던 수직 절벽 지형에 설치된 잔도형 탐방로다.
이 구조는 중국 산악지대의 벼랑길에서 유래된 형식으로, 절벽 중간을 따라 인공 데크를 설치해 새로운 동선을 만든 형태다.
전체 길이는 물줄기를 따라 굽이진 한탄강 절벽을 따라 이어지며 잔도의 고도는 수면 기준 약 20~30미터 수준으로 설계되었다. 걷는 내내 협곡 아래로 흐르는 강물과 병풍처럼 세워진 주상절리의 단면이 시야를 채운다.
출발 지점은 두 곳 중 선택할 수 있다. 순담 게이트 또는 드르니 게이트로 진입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탐방객은 경사가 덜한 드르니 게이트에서 출발한다.

드르니 방향으로 시작하면 초반에는 내리막 계단이 이어지고 이후 평탄한 데크 구간이 등장한다. 반대로 순담 게이트는 오르막 구간이 포함돼 있어 체력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전체 구간은 중간중간에 총 10개의 전망 쉼터가 설치되어 있어 짧은 휴식과 조망을 병행하기 용이하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드르니 게이트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펼쳐지는 한탄강 협곡 조망 지점이다. 강이 S자 곡선으로 흐르며 양쪽 절벽이 높이 솟아 있고, 때때로 폭포수가 절벽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이 풍경은 한탄강 지형 특유의 화산암 절리와 침식 작용이 결합된 결과로,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자연 형상을 이룬다. 여기에 인공 구조물인 잔도가 절벽과 나란히 이어지며 감상 각도를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탐방로는 보행 안전을 고려해 전 구간 데크로 마감되었으며 곳곳에 난간과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동선은 일방통행이 아닌 왕복 가능 구조이며 전체를 완주할 경우 평균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다만 전망대에서 머무는 시간이나 개별 속도에 따라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길 자체의 난이도는 낮은 편이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방문객은 사전 고려가 필요하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하절기(3월~11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동절기(12월~2월)에는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화요일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무일로 지정되어 있으며 호우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효될 경우 안전을 위해 운영이 즉시 중단된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대인은 10,000원, 소인은 4,000원이다.

단체 방문객은 각각 8,000원, 3,000원으로 할인 적용되며 주차장은 무료로 제공된다.
9월의 가을바람을 맞으며 평지가 아닌 절벽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