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냐, 일반학교냐”... 양자택일 강요받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눈물 [집중취재]

공혜린 기자 2026. 8. 15. 07: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특수학교 입학은 어렵고, 일반학교 적응에는 실패하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 아니면 일반학교'라는 획일적인 배치 구조에서 벗어나 학생의 장애 특성과 지원 필요도에 맞춘 중간 단계의 공교육 모델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원 필요도가 높은 학생 위주로 선발하는 특수학교 입학 기준에서 밀려나, 결국 준비가 부족한 일반학교로 내몰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내 특수학교 수용 인원 5천여명 불과… 3배 이상 몰리는 일반학교 특수학급의 과부하
획일적 배치 구조 벗어나 학생 특성에 맞춘 인적·물적 자원 확보 및 맞춤형 지원 절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특수학교 입학은 어렵고, 일반학교 적응에는 실패하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 아니면 일반학교’라는 획일적인 배치 구조에서 벗어나 학생의 장애 특성과 지원 필요도에 맞춘 중간 단계의 공교육 모델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행 특수교육 체계에서 장애학생의 교육환경은 일반학교 일반학급과 일반학교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 세 가지 형태를 중심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학생마다 장애 특성과 학교생활 적응 수준, 필요한 지원 정도가 다른 데 비해 이를 세밀하게 반영할 중간 형태의 교육환경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 계획을 밝히며 이른바 ‘회색지대’ 아이들의 교육권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 씨는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능이 좋다는 이유로 특수학교에 가기 어렵고, 일반학교 생활도 쉽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며 “그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색지대’는 정식 학술 용어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스스로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의사소통이나 감각 조절 등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해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어느 쪽에서도 적합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교육 사각지대”로 정의한다.

문제는 현행 특수교육 체계 내에서 이들 ‘회색지대’ 학생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지원 필요도가 높은 학생 위주로 선발하는 특수학교 입학 기준에서 밀려나, 결국 준비가 부족한 일반학교로 내몰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내 특수학교의 수용 한계는 이러한 쏠림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립특수교육원의 ‘2025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도내 특수학교는 32곳, 재학생은 5천15명(지적 2천677명, 자폐성 2천138명)에 불과하다.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받는 발달장애 학생은 1만6천282명(지적 1만1청303명, 자폐성 4천979명)으로 특수학교 재학생의 3배를 웃돈다. 일반학급에서 전일제 통합교육을 받는 발달장애 학생도 2천116명에 달한다.

경기도 발달장애 학생 교육 배치 현황. 생성형 AI 챗GPT


이처럼 회색지대 학생들이 일반학교로 대거 몰리는 배경에는 특수학교의 경직된 입학 심사 구조가 있다. 특수학교는 정원 내에서 특수교육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엄격히 선발하는 반면, 일반학교 특수학급은 정원이 차더라도 추가 배치를 통해 학생을 받아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수원·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특수학교는 지원자가 항상 정원을 초과해 학습·대화 능력, 일상생활 수준 등을 심사해 입학을 결정한다”며 “반면 특수학급은 과원 조사를 거쳐 추가 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조 능력은 일부 갖췄으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회색지대’ 학생들은 심사 우선순위에 밀려 특수학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일반학교라는 차선책을 강제당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러한 제한적이고 경직적인 교육환경 배치의 부담은 온전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으로 돌아간다.

초등학생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모두 1·2·3지망까지 지원했지만 어디에도 배정받지 못하고 거주지 인근 일반초등학교에 자동 배치됐다.

A씨는 “학교가 아이에게 맞는지를 먼저 고민하기보다 자리가 있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가장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안에 아이를 상시 지원할 인력이 없어 결국 사비로 활동지원사를 구해야 했다”며 “직접 구한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등교는커녕 학교생활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수학교냐 일반학교냐'라는 양자택일식 구조에서 벗어나, 회색지대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다양하고 유연한 공교육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은영 중부대학교 초등특수교육과 교수는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특수학급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만으로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어느 장소에서 교육받느냐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특수학교에서도 다양한 교육 기회와 통합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고,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간이나 바우처 등 일부 예산을 지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 속에서 긍정적인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 높은 교육활동이 제공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발달장애 학생의 특성과 지원 영역, 필요한 지원의 정도, 실제 교육 성과 등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개별화 지원을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이실유 기자 lsy0808@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