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파급력 넘은 지 오래인데…MZ조폭·도박 영상 쏟아지는 유튜브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9. 1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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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 조폭·불법 도박 영상 한가득
독일·EU식 방송 수준으로 규제해야
‘#건달’을 유튜브에 검색하니 조직폭력배 영상과 쇼츠가 수없이 나왔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건달’로 검색하면 온 몸에 문신을 한 조직 폭력배 영상이 속속 등장한다. ‘호프집 난동사건’ ‘부산 길거리 싸움’ ‘MZ 조폭’과 같은 영상물이 등장한다. 그나마 이런 영상물은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 있다. ‘#온라인카지노’로 검색을 하면 불법 온라인 도박판에서 돈을 따는 법을 알려준다. 이 뿐아니다. ‘#매매’를 치면 ‘용하다’고 선전하는 무속인이 나타나 주식 매매 기법을 안내한다. 이런 영상물은 정보통신망법이나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가능성이 큰 콘텐츠다.
유튜브의 파급력이 이미 TV 보다 커진 지 오래지만 규제는 빈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방송법의 경우 방송심의 규정에 따라 사전 검열을 받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방송은 금지되고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방송정지 등 막대한 처벌이 뒷따른다. 또 방송사는 광고 시간, 광고의 내용, 배치 등에 있어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예를 들어, 광고가 편성될 수 있는 시간과 내용이 법적으로 제한되며, 특정 시간대에는 특정 제품의 광고가 금지된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디지털 온라인 도박 광고, 유사투자 광고 등이 판을 친다.

전 세계 각국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TV 수준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은 2018년에 ‘네트워크 집행법’을 발효했다. 200만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혐오 발언, 가짜 뉴스, 명예훼손 등 불법 콘텐츠를 신속하게 삭제해야 한다. 네트워크 집행법에 따르면, 플랫폼은 ‘명백한 불법 콘텐츠’ 발견 직후 24시간 이내에 제거해야 한다. 명백하지 않더라도 불법 콘텐츠로 판정될 경우 7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데드라인을 명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000만 유로(736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는다. 아울러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은 공동 가이드 라인인 ‘오디오비주얼 미디어 서비스 지침(AVMSD)’을 2018년 제정했다. TV 방송 규제 대상에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까지 엮은 전방위 대책이다. 크게 △ 유해 콘텐츠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하고 △ 인종, 성별, 종교, 국적 등에 기반한 혐오 발언을 금지해야 하며 △ 광고에 대한 규제를 받아야 하고 △ 유럽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일정 비율로 담아야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은 처벌 조항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회원국이 강행 규정을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호주는 2021년 제정한 ‘온라인 세이프티 법(Online Safety Act)’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이 유해 콘텐츠를 신속하게 삭제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특히 유해 콘텐츠를 신속 삭제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유해하거나 불법적인 콘텐츠를 24시간 이내에 삭제하지 않을 경우 개인은 최대 11만1000 호주 달러(약 1억원), 기업은 최대 55만5000 호주 달러(약 5억원)에 대한 벌금을 부과받는다. 제작자와 유통자 모두 처벌하는 규정이다. 또 사이버 괴롭힘, 혐오스러운 폭력 자료는 ‘금지된 콘텐츠’에 해당한다.

터키 역시 삭제에 대한 ‘데드라인’을 설정했다.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터키 내에 법적 대리인을 두어야 하며, 터키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한다. 또 정부가 불법적인 콘텐츠나 허위 정보를 발견하고 삭제를 요청할 경우, 플랫폼은 해당 콘텐츠를 48시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 만약 플랫폼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은 최대 400만 터키 리라(약 6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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