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현대百과 롯데百의 때아닌 '디즈니 전쟁'
롯데백화점, 디즈니 픽사 팝업…'라이센스' 상품
공식 수입 상품 VS 라이센스 상품…의견 분분
해외 안 가도 디즈니
100년 넘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캐릭터들 입니다. 지난해 국내 디즈니 팬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국내에 유통된 적이 없던 디즈니 공식 상품을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동안은 해외 디즈니랜드에서 직접 상품을 사거나 미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에 있는 디즈니 스토어에서 해외직구를 해야 디즈니 굿즈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국내 디즈니 상품을 온·오프라인에서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는 현대백화점이 디즈니 스토어 국내 운영권을 확보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국내 디즈니 스토어 운영권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에 첫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당시 향후 5년 내 20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하겠다고도 밝혔죠. 첫 매장이 문을 열자 수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이후 현대백화점은 추가적으로 매장을 오픈했고 현재는 오프라인 디즈니 스토어 6개와 온라인몰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입니다.
현대백화점이 디즈니와 손잡은 것은 경쟁이 치열한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타 백화점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으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롯데백화점도 디즈니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국내에 유통된 적 없는 디즈니 공식 상품을 판매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는데요. 롯데백화점이 뛰어들면서 디즈니 캐릭터 굿즈 매장은 이제 현대백화점만의 독점 매장이 아니게 된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팝업 떴다
최근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지하 1층 트레비 광장에 디즈니·픽사 캐릭터 팝업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약 열흘 간 진행하는 임시매장입니다. 이 팝업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엘리멘탈' 등 다양한 디즈니·픽사의 인기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상품 종류는 820여 종에 달합니다.
이벤트도 열었습니다. 모든 구매 고객에게 디즈니 엽서를 제공하고, 포스터 제품을 2개 구매 시 1개를 증정합니다. 5만원 이상 구매 시 디즈니·픽사 캐릭터의 미니 피규어도 증정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이 디즈니 팝업을 연 것은 2030대 고객과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입니다.
때마침 현대백화점도 오는 20일 킨텍스점에 디즈니 스토어 팝업 매장을 열기로 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이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디즈니 스토어 매장이 없는 점포에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열겠다는 생각입니다.
현대백화점은 2500여 종의 디즈니 스토어 상품 중 800여 종의 인기상품을 팝업 매장에서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팝업 매장만의 혜택도 내놨습니다. 일부 상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40% 할인해 판매하는가 하면, 디즈니 프린세스 AR(증강현실) 피팅룸도 마련했습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초 디즈니 매장을 대전점, 스페이스원 등에 잇따라 열었고 추후 확대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며 "공식 매장이 아닌 팝업을 여는 이유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공식 매장 입점보다 다양한 점포에 더 빠르게 이벤트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종전과 달리 팝업 스토어에 집중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현대백화점이 디즈니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 디즈니 라이센스 상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국내 디즈니 스토어 운영권을 확보한 효과를 누리기 위한 일련의 작업이라는 겁니다.
차이점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내 디즈니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디즈니 공식 수입 상품입니다. 국내에선 현대백화점만 디즈니 공식 수입 상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이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라이센스 상품'입니다.
디즈니 공식 상품과 라이센스 상품은 '제조'와 '유통' 구조가 다릅니다. 우선 디즈니 공식 상품은 디즈니 회사가 직접 제조하거나 엄격한 관리 하에 생산합니다. 또 유통은 디즈니 스토어나 공식 온라인 매장 등 제한된 채널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반면, 디즈니 라이센스 상품은 디즈니로부터 라이센스를 취득한 제3자 기업이 제조합니다. 또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할 수 있습니다.
품질도 차이가 있을까요. 디즈니 공식 상품은 디즈니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따라야 하는데요. 자체 상품이다보니, 디즈니가 디자인과 제작 과정에 직접 관여합니다. 물론 라이센스 상품도 디즈니와의 라이센스 계약에 명시된 품질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디즈니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만, 상대적으로 공식 상품에 비해 직접적인 관여가 적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라이센스를 받은 생산업체에 따라 품질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라이센스 상품은 라이센스 취득 기업의 해석이 더해져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합니다. 특정 시장이나 문화에 맞춘 현지화된 디자인도 선보일 수 있습니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로부터 라이센스를 공급받아 기존 제품과 디즈니 캐릭터를 컬래버레이션하곤 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키고 고객층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라이센스 상품 모두 디즈니가 공식 인증한 제품이긴 합니다. 현대백화점은 디즈니 IP(지식재산권)에 공들인 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디즈니 팬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요소와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해보입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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