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납치’ 차량 번호판 식별에 1시간, 수배에만 4시간

곽진산 2023. 4.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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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노린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보인다.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납치 행각은 목격자가 즉각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범죄 차량을 특정하는 데 1시간이 걸린 데다 차량 수배도 4시간 만에 나서면서 대응이 적절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이 범죄 차량을 특정하기까지 1시간, 차량 수배에 4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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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상화폐 노린 계획범죄
신고부터 검거까지 42시간 걸려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지난 31일 오후 유기한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짐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노린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보인다.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납치 행각은 목격자가 즉각 경찰에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범죄 차량을 특정하는 데 1시간이 걸린 데다 차량 수배도 4시간 만에 나서면서 대응이 적절했냐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피의자 이아무개(35)씨와 황아무개(36)씨, 연아무개(30)씨 등 3명은 피해자인 40대 여성의 가상자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피의자들이 약 2~3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범행을 제안한 이씨가 왜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는지에 대해선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이씨와 피해자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한편, 청부살인과 추가 공범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서울 강남구 한가운데서 발생한 납치가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장은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시민들과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목격자가 나왔고 신고가 이뤄졌다. 하지만 경찰이 범죄 차량을 특정하기까지 1시간, 차량 수배에 4시간이 걸렸다.

경찰은 29일 밤 11시46분께 ‘남성 2명이 여성을 납치했다’는 112신고를 받았다. 서울경찰청은 3분 뒤 출동 지령을 내렸고 11시53분께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해 범행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범행 현장의 시시티브이(CCTV)에서는 번호판이 식별되지 않은데다 신고자가 차량 종류를 다르게 말해 혼선이 빚어졌고, 경찰은 다음날인 0시52분에야 범행 차량을 특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시간이 지난 오전 4시57분에야 전국에 공유되는 수배 차량 검색시스템에 용의 차량번호를 등록했다. 그사이 피해자를 태운 차량은 서울을 빠져나갔다. 이후 경찰이 피의자 3명을 모두 체포하는 데까지는 41시간54분이 걸렸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발생 주변에서 유사 신고가 들어와 같은 피해자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입력이 늦어졌다”며 “피해자 안위를 생각하며 형사팀이 최선을 다했다. 시민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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