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이돌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FOCUS]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어느 정도가 될까. 설문 결과 절반 이상이 잘 모르거나 "들어만 봤다" 수준이었다.
스타뉴스가 리서치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10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2D 애니메이션 형식의 캐릭터로 가수 활동을 하는 '버추얼 아이돌'(Virtual Idol)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1%가 "버추얼 아이돌이란 단어만 듣거나 알고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버추얼 아이돌이 무엇인지 내용까지 알고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의 27%로 나타난 반면 "전혀 모른다", "오늘 처음 들어본다"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23%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추얼 아이돌의 시초는 과거 아담 등이 인기를 모았던 '사이버 가수'라는 명칭으로 흘러간다. 사이버 공간을 기반으로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탄생한 인물이 실제 가수 또는 성우의 목소리로 입혀진, 쉽게 말해 가수 콘셉트의 대중문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1996년 일본 모 연예기획사에 의해 처음으로 탄생된 이후 한국에서도 아담 사이다 류시아 등이 실제로 활동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실용성이 떨어지고 비현실적인 느낌에 예능 콘서트 출연 및 소통 불가능 등 당시로선 제약이 많아 오래 인기를 잇진 못했다.
흥행 대박에는 실패했지만 그럼에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의 아이돌화 가능성과 잠재성을 품은 채 기술 발전과 지속적인 팬덤 형성 등의 분위기가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2021년 레볼루션 하트라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탄생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사실상의 대한민국 최초 버추얼 보이그룹이기도 한 레볼루션 하트는 2023년 5인조 RE:Revoultion으로 재편, 노래 콘텐츠를 주로 소화하며 혁명군 세계관과 일상생활을 만화로 그려 더빙한 결과물 등으로 팬들과 소통해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전한 아이돌그룹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미지가 더 셌기에 소위 K팝 아이돌로 분류하긴 어려웠다.
그리고 2023년 등장한 블래스트 소속 플레이브가 대박 히트를 치면서 버추얼 아이돌의 새 장을 열었다.
플레이브는 2D 캐릭터를 차용한 멤버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 등 5인조 보이그룹으로 구성, 모션 캡처를 활용해 사실적으로 표현된 움직임과 표정, 영상미와 연출 등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고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 안무 제작을 하는 셀프 프로듀싱 그룹 특유의 높은 음악성과 가창력, 그리고 라이브 방송을 중심으로 한 팬들과의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실물만 없지 여타 K팝 아이돌과의 선의의 경쟁도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영상통화 이벤트에는 35개국 팬들이 집결했고, 심지어 악성 루머 때문에 악플러를 고소할 정도였다.
플레이브는 데뷔 후 한국 및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K팝 그룹으로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미니앨범 2집 '아스테룸 134-1(ASTERUM 134-1)'이 일본 HMV&BOOKS 2024년 상반기 K팝 판매량 1위에 등극하며 일본 내에서의 인기와 영향력도 키우고 있다.
플레이브 론칭에 성공한 블래스트 이성구 대표는 2002년 MBC 공채로 입사, '선덕여왕' '해를 품은 달' '구가의 서' '기황후' 'W' 등 주요 드라마 VFX 슈퍼바이저를 담당했으며 블래스트는 2020년 MBC 사내 벤처 1기로 시작된 이후 활동을 시작, 2021년 8월 자체 버추얼 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하고 활동 폭을 넓혀갔다.
이성구 대표는 플레이브 성공 요인에 대해 "버추얼 아이돌 론칭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고 기술은 복잡하지만 내용은 진솔한 콘텐츠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며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해온 것이 성공 요인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규모에 비해 팬덤이 커졌다고 판단할 정도로 벅찬 상황이라 이후 계획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으며 플레이브의 팬덤을 더욱 키우는 데 집중을 일단은 먼저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성구 대표는 "MBC 사내 벤처 출신으로 버추얼 아이돌 IP를 계획하게 됐다. 이후 독립 법인으로 준비하게 됐고 투자를 받아서 준비했고 우리만의 IP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플레이브를 기획했다"라며 "20명이었던 직원들도 50명 이상 늘어났고 영상 콘텐츠 제작 이외에 엔터사로서 해야 할 일이 많고 인력 보강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시작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데뷔 전 한명씩 공개하면서 연습생 콘셉트로 그려갔고 성공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데뷔 전 멤버들이 공개될 때 시청자가 20명이었고, 데뷔 후에도 처음에는 시청자가 100명 정도였다. 그럼에도 준비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열성적인 소수 팬들이 보내준 팬레터 등이었다. 이후 '기다릴게'로 '쇼! 음악중심'을 나갔을 때 정말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성구 대표는 플레이브의 팬층에 대해 "국내 팬들이 많은 편인데 다른 아이돌을 좋아하다 새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는데 플레이브의 경우 웹툰 애니 등을 좋아하다 앨범, 스트리밍을 처음 접하는 팬들이 절반이 있다"라고 답하며 "버추얼 아이돌이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조심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다른 아티스트처럼 리스크도 존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타뉴스 창간 20주년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69세 남녀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00년대 이후 연예계를 살펴보는 본 조사는 관련 주요 차트 및 수상 내역, 온·오프라인 활동 당시의 영향력 및 관련 분야 기자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분야별 후보군 20명을 보기로 제시했고, 2명씩 선택하게 했다. 보기에 없는 인물은 기타란에 자유롭게 적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자료수집방법은 온라인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 올해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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