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비질" "내려와라"…민주, '개딸' 반발에 진화 총력

김주훈 2024. 9.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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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김건희 특검 등 쟁점법안 19일 연기에 '부글'
민주, 국회의장 제안 수용…"일방적 결정 아닌 협의한 것"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다 잠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김건희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상정하겠다고 밝힌 이후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개딸)의 반발이 거세다. 당은 원내지도부와 의장이 협의를 거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12일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선 우 의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우 의장이 전날(11일)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채상병 특검, 지역화폐법 등 쟁정법안 3건을 대정부질의가 열리는 이날 본회의가 아닌 19일에 처리하겠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국회에서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연휴 이후인 오는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의해달라"며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국민이 처한 비상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의장의 판단"이라면서 "이제 비로소 여야 대화 가능성이 생겼고 환자와 피해자, 국민 속에서 기대감이 생기고 있는 만큼 대화·협력 분위기가 단절되지 않도록 야당이 법안 처리 시기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쟁점보단 '여야의정 협의체'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은 물론 강성 지지층의 반발은 만만치 않다.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국회의장의 처사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 법안들이 추석 전 통과돼 국민들에게 많은 위로와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 개인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열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재고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한 건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 의장은 의장이기 전에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고 직격했다.

당 강성 지지층들도 우 의장의 결단에 거세게 반발하며, 우 의장에게 항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인증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는 "감당하지 못하겠으면 이제라도 내려와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만 해당되는 말인 줄 아는가,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른 게시물에선 "도대체 국민 알기를 무엇으로 보면 김건희 특검에 대한 협치 운운하며 추석 이후로 미룬다는 것인가"라면서 "알량한 협치 운운하는 선비질 명분이 우선인가"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인증했다. 다른 이용자는 "상정 안 하는 이유가 윤석열 정권의 방향대로 실천하기 위한 일인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도 인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김용민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우 의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민주당은 우 의장 단독 결단이 아닌 원내지도부와 논의한 결과라는 점을 부각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 제안을 수용하기로 총의가 모였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박찬대 원내대표가 의원들을 향해 우 의장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윤 원내대변인은 알렸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고 (원내지도부와) 협의를 충분히 했다"며 "의장 제안이 일리가 있고 의료대란으로 국민들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정부여당에 (시간을) 주는 것도 명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9일에 3개 법안을 일괄 처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수용해 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 의장의 본회의 처리 시점 중재는 법제사법위원회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며 "민주당은 일주일 늦춰졌을 뿐 다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국회운영 전략상 효능감이 매우 커 보인다"며 "여당은 추석 연휴에 필리버스터를 안 하게 된 것 말고 얻은 게 없다"고 평가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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