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 전 영화 알려줌 #92/9월 14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Maundy Thursday, 2006)
17년 전 오늘(2006년 9월 14일), 세 사람을 죽인 사형수와 세 번 자살을 시도한 여자가 교도소를 배경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서 서로를 통해 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개봉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부잣집 막내딸이자, 인기 가수 출신에 지금은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유정'(이나영)인데요.
모든 것이 완벽하고, 가장 행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정'은 3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가족과 사회에 얼음장처럼 냉소적입니다.

정신병원 요양 대신, '유정'이 선택한 건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1시까지 사형수와 만나는 것이었죠.
붉은 번호표가 붙은 수의를 입고 수갑까지 차고 있는 사형수 '윤수'(강동원)는 10대 소녀를 강간하고 3명을 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교정사목을 담당하던 '유정'의 고모, '모니카'(윤여정) 수녀의 눈에는 두 사람이 닮아 보였는데요.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못마땅한 기색이 만연했지만,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공유하기 시작하며, 이들의 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2005년 발간된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파이란>(2001년)과 <역도산>(2004년)의 메가폰을 잡았던 송해성 감독이 연출했는데요.

송해성 감독은 "영화는 소설에 대한 나의 해석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는 틀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설을 영상화하는 단순 작업이 아닌, 창작자 송해성의 생각과 정서를 담아내는 새로운 작업이라고 믿었던 것이었죠.

이 영화에서의 사랑은 여느 멜로 영화가 전하는 '사랑'과는 달랐는데요.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던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고 세상과 삶을 완전히 새롭게 받아들이게 해준 기적 같은 감정은 '사랑'이란 단어 외에 달리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죠.

이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들은 어쩌면 이성 간의 사랑보다 더 평범해 보일지도 모르는데요.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쌓여가는 친밀감, 진심을 다한 이해와 위로, 그런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 만남의 행복감 등이 그러했죠.

그러나 이 작고 평범한 감정들은 절망 끝에 서 있던 두 남녀를 구원해 내는 힘을 발휘합니다.
그런 과정을 그린 영화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소중한 가치와 깊은 의미를 함께 나누고자 했죠.

현재도 논란으로 남아 있는 사형 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는 하지만, 제도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존재에 관심을 더 가졌다는 점은 이 영화의 차별화 포인트로 다가갔는데요.
덕분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3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건축학개론>(2012년)이 기록을 넘어서기 전까지, 역대 한국 멜로 영화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운 작품이 됐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티빙, 웨이브, 왓챠 (스트리밍)
- 감독
- 송해성
- 출연
- 강동원, 이나영, 윤여정, 강신일, 장현성, 정영숙, 김지영, 최용민, 최명수, 김세동, 정인기, 정진, 양익준, 윤주련, 은원재, 이병준, 김진혁, 오정세, 오순태, 고동업, 김소희, 최정우, 이재구, 김건호, 송창곤, 장유상, 최욱, 김자영, 한상철, 김아련, 정연주
- 평점
-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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