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모두를 위한 BEV, 폭스바겐 ID.4
2022. 9. 28. 08:10
-넓은 공간과 안정적인 주행 및 움직임 특징
-넉넉한 국비 지원으로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 갖춰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정통 내연기관 시대가 빠르게 저무는 대신 전동화가 속도를 내는 탓이다. 게다가 전동화는 단순한 과도기가 아니라 주력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 탓에 제조사도 분주해졌다. 급변하는 시장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절한 대응책을 제공해 새 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경쟁은 대중 브랜드에서 더욱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폭스바겐 역시 신속하게 전환을 거치고 있다. ID 시리즈를 바탕으로 라인업을 넓혀가며 전동화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명확하다. 그리고 중심에는 브랜드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ID.4가 있다. 대세 세그먼트를 바탕으로 넉넉한 공간과 효율을 갖춰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차다. 그리고 마침내 올 3분기 한국 땅을 밟으면서 본격적인 전동화 공략에 나섰다.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ID.4를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신선한 구석이 묻어 난다. 경계 면을 둥글고 매끄럽게 처리한 결과다. 각 요소들도 단정하다. 큼직한 헤드램프는 깔끔한 구성이며 가운데 새로운 폭스바겐 로고를 제외하면 그릴도 보이지 않는다. 앞 범퍼 공기 흡입구는 중앙에만 작게 뚫려있고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 심플해 보인다.
옆은 꽤 듬직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덕분에 차가 더욱 커 보인다. 준중형 SUV와 중형 SUV 사이에 놓인 듯한 크기다. 여기에는 넓은 휠베이스가 한몫 했다. 이와 함께 도어라인 위쪽에 자리잡은 캐릭터라인, 큼직한 사이드 미러, 20인치 휠 등이 존재를 키운다. 휠 하우스와 아래쪽은 내구성이 강한 플라스틱으로 몰딩 처리해 SUV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뒤는 최근 디자인 흐름을 이어받아 길게 뻗은 테일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여러 조각으로 나뉜 그래픽 램프는 다양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사람과 공감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유리창은 생각보다 작으며 범퍼는 꽤 두툼하게 감쌌다. 이 외에 충전기 위치는 뒤쪽 팬더 위에 자리 잡았고 차체 컬러와 맞춘 ID.4 레터링은 특별함을 더한다.
실내는 간결하다. 폭스바겐의 새 디자인 언어를 적용에 물리적 버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와 함께 플로팅 타입 콘솔과 팔걸이 등 여러 부분에서 공간감을 강조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만큼 넓어 보이며 수납 활용성 등에서도 이점을 보인다. 디지털 계기판은 크기가 다소 작다. 정보를 깔끔하게 보여 주지만 화려하거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바로 옆에는 전자식 변속 레버가 달려 있다. 조작이 간단하고 모양도 특이해 자꾸만 보게 된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위치한다. 무려 12인치 크기를 지닌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폭스바겐 최신 UI 구성에 따라 간결하면서도 직관성이 좋다. 섬세한 그래픽과 요즘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30가지 색상을 지원한다.
센터 콘솔은 활용 방법이 꽤 재미있는데 앞뒤 칸막이를 서로 바꿔 달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생수 다섯 병은 거뜬히 세워 넣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이 외에 스마트폰 무선충전 및 유선 앱커넥트,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트렁크 이지 오픈 앤 클로즈, 파크 파일럿, 에어리어 뷰 등을 준비했다.
소재도 크게 불만이 없다. 그 중에서도 시트는 기대 이상이다. 현대적인면서도 편안한 느낌에 라운지 분위기를 연출한다. 1열에 장착한 에르고 액티브 전동시트는 메모리뿐 아니라 마사지, 열선, 조절 식 허벅지 지지대, 전동 럼버서포트 등을 제공한다.
시트 감동은 2열에서도 이어진다. 차 크기를 감안하면 공간에서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편의품목은 3존 공조장치에 따른 송풍구와 USB C-타입 단자 등 필요한 것만 알차게 넣었다. 트렁크는 기본 543ℓ로 충분하다. 뒷좌석을 다 접으면 최대 1,575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동력계는 PSM을 채택했다. 모터 구동 시스템은 뒷바퀴 축 바로 앞에 위치한다. 최고력 150㎾(204마력)이며 31.6㎏∙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160㎞/h이며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8.5초 이내에 가속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컬럼식 기어 셀렉터를 통해 D(드라이브) 또는 B(브레이크)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전압 배터리 용량은 82㎾h로 1회 충전 시 405㎞(도심 426㎞, 고속 379㎞)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시스템은 최대 충전 용량 135㎾의 급속 충전과 11㎾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한다.
가속감은 차분하며 부드럽다. 전기 에너지를 사용 한다고 강하게 튀어나가거나 자극적인 반응은 덜하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여유롭게 속도를 올린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평균적인 세팅이다. 그만큼 처음 접하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는 의미다. 누구나 쉽게 차를 다룰 수 있어 고른 만족을 준다. 적어도 일반 모드 만큼은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한 폭스바겐의 이상적인 방향이 돋보인다.
그러나 스포츠 모드에서는 한층 예민해진다. 그렇다고 전기 에너지를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도 아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밀어야만 역동적인 성격을 드러낼 뿐이다. 그럼에도 한 번 탄력을 받으면 시원스럽게 뻗어나간다. 여유로운 세팅이라고 해도 전기 에너지가 주는 기본적인 성격은 무시할 수 없다. 그만큼 언제든지 손쉽게 속도로 올리고 빠르게 도로 위를 질주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고속 안정성이다. 거침없이 달리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몸을 낮추고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세그먼트 성격을 감안하면 꽤 놀라운 실력이다. 에어로 다이내믹 효과를 톡톡히 본 듯 하다.
회생 제동 능력도 훌륭하다. 자연스럽게 차를 잡아 세우며 탑승자에게 이질감을 전달하지 않는다. 코스팅 모드도 함께 돌아가 타력 주행을 이어 나간다면 전비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주행가능 거리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쏠쏠한 효율을 경험하게 된다. 폭스바겐다운 실용적인 모습이 전기차에도 그대로 반영되며 만족을 끌어 올린다.
회생 제동은 좋지만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다소 아쉽다. 초기 응답부터 최종적으로 차를 멈춰 세울 때까지 페달 반응이 여유롭고 긴 편이다. 때문에 내 차로 오랜 시간 소유하면서 어느 정도 감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묵직한 배터리로 차를 눌러 주는 것 외에 서스펜션 자체의 능력은 살짝 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진중한 성격은 아니지만 경쾌하며 발랄한 움직임을 준다고 좋게 생각해 본다
안전 품목으로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IQ.드라이브를 기본 제공한다.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후방 트래픽 경고, 전방추돌경고, 긴급자동제동 등을 포함한다. 주행 중 운전자가 일정 시간 반응이 없을 때 주행을 멈추고 위급상황을 알리는 이머전시 어시스트도 추가했다.
▲총평
ID.4는 전동화로 나아갈 폭스바겐 변화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차다. 그만큼 신중하게 만들었고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낸다. 간결하면서도 전용 플랫폼 이점을 살린 내외관을 비롯해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부담 없는 주행이 증거다. 여기에 대세 세그먼트인 SUV 이점까지 살려 보다 많은 소비층을 불러 모을 준비를 마쳤다.
출발이 좋다. 이미 연내 물량을 일찌감치 마쳤으며 수 천 건에 달하는 계약 대기가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매력적인 가격이 큰 힘이 됐다. 가격은 5,490만원이며 국비 보조금은 651만원이 다. 일반 및 동력계 부품에 대해 3년 보증(주행거리 무제한)과 함께 8년 또는 16만㎞(선도래 기준)의 고전압 배터리 보증도 제공된다. 또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차 보험 수리 시 자기부담금을 총 5회까지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최초 1년, 주행거리 제한 없음, 사고 1회당 50만원 한도)도 마련돼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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